쉬어가기

알아야 민장하지 !!!

마늘밭고랑 2013. 5. 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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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장은 면장의 사투리입니다. 동창 중에 면장이 두명있습니다.

이 글은 면장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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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라 집 마당이 조금 넓다.


마당이 있다 보니 큼직한 유자나무도 있고 종려나무,가시스카향나무,동백나무 등 몆가지 나무가 있다.

그중에 수십년된 직경 25cm 쯤 된 백일홍꽃나무도 있었다.


정원수나 산림조경용 나무에도 유행이 있다.

지금은 백일홍나무가 유행이 지나간 듯 보이지만 수십년간 조경수로서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많이들 묘목을 심었고 자잘한 나무들이 아직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 돈이 될만한 것은 가슴높이 직경이 20cm 이상 정도는 되어야

가지가 사방으로 활짝 퍼져 나름 멋진 모습이 된다.

이런 정도의 나무라면  조경수로 심어졌다면 아무리 못해도 몆백만원 이상은 하지 않을까 ?


바로 그런 백일홍나무가 마당에서 잘 자라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동네에 아마 나보다 1살 정도 더 많은 조경수 업자가 살고 있다.

이 사람이 어떻게 알았는지 집으로 백일홍 나무를 사러 왔고 ,

아버지 어머니를 잘  구슬려 30만원의 고가(?)에 캐서 가져갔다.


내가 알았으면 펄쩍 뛰면서  "300줘도 안 팔아  나 배짱이다 " 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을

아무 것도 모르는 아버지 어머니는 그냥 팔았다.

난 원래 그 나무는 물론이요 다른 나무도 팔 생각이 없었다.


이웃에 사는 어머니와 동갑인 친척 아재가 바람을 잡은 모양이다.

그런데 친척 아재가 나쁜 맘으로 그런 것은 아니고 ,

대문 옆에 서 있는 백일홍 나무가 제 구실도 못하고

가지는 멋대로 잘려나가면서 언젠가는 장작나무로 도끼날을 맞기에는  나무가 아까웠는가 싶었다.


난 당시에는 물론이요 지금이라도  그 나무를 자르거나 ,절대로 팔 생각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나무와 전혀 다른 곳에서 생겼다.

최근까지 나도 몰랐고 당시엔 아버지도 모르셨다.


나무를 캐러 온 사람들이 나무를 캐고 나자 이상하게 생긴 나무 뿌리가 땅속에 있더란다.

마치 둥근 혹 같이 생긴 것들인데 ,나무를 캐던 이들이 그 혹같은 뿌리를 챙기면서도

뭐냐고 물어 보니 약을 한다고 말만 하고 구체적인 이름이나 용도를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음날 한번 더 와서 그 뿌리를 캐 가던란다.


그 후 몆년의 시간이 흘렀다.


작년에 돌담을 보수하면서 담의 기초를 잡기 위하여 돌을 들어 내니

 감자 알 보통 크기의 그 이상한 혹처럼 생긴 뿌리가 여러 개 나왔다.

나무 뿌리는 아니고 무슨 뿌리가 분명한데 이전에 못 보던 것이었다.


모양이 둥글어 우리집 개인 재롱이에게 장난감으로 물고 던지면서 노는 장난감으로 모두 주었다.

그렇게 도  1년이 지났다.

최근에 또 마당가를 파다가 탁구공 크기의 그 이상한 뿌리를 하나 캐었다.

재롱이가  더 이상 공물고던지기 장난을 하지 않으니 브노에게 장난감으로 주었다.


그러다 최근에 갑자기 번개처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10여전 전부터 찾던 그것 !!!! 

"적하수오"가 아니던가 ?

그래 그건 적하수오였다.


마당가에 하수오가  아마도 100년 이상 있었지만 몰랐다.

나는 매년 하수오의 줄기를 낫으로 댕강 잘라 덩쿨이 뻗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제초제는 샘으로 흘러들까 뿌리지 않고 살려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몰론 모기를 잡는다고 농약을 뿌리지도 않았다.


이럴 수가 .

나무 캐러 온 놈들이 한 쪽에 있던 하수오를 다 캐 갔다니 !!!


발밑에 진귀한 약초를 두고도 몰랐다니 ,

알아야 면장한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닌가 ?

진기한 하수오를 모르고 캐가도록 방치한 것이나

내가 캔 것을 개에게 장난감으로 주다니 ㅎ ㅎ


몰랐기에 망정이지 알았다면 절대로 남에게 주지도 않고

개에게 장난감으로 주지도 않았을 아까운 적하수오 .

이제라도 알았으니 천만 다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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