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우는 수명이 짧습니다.
소가 고기맛을 즐기는 대상으로 바뀌어 예전 같으면 보통 10살 이상을 살아 집에서 식구처럼 든든한 기둥이었지만
지금은 단지 고기소의 운명이 되었습니다.
트렉터가 보급되기 전 ,아니 그 이전에 경운기가 논밭갈이를 하기 이전이니 35년전 이상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는 50대농부입니다.
지금과 다른 세상인 지난 시절 이야기이죠.
한우는 크게 성격을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쟁기질 잘 하고 구루마 잘 끌고 사람을 들이 받지 않는 얌전한 소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반대의 성격인데 쟁기질 잘 하고 구루마는 잘 끌지라도 소싸움을 잘 걸고 가끔 사람을 들이받는 소입니다.
이걸 어떻게 아느냐고요?
외모만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었죠.
그렇다고 해도 구체적 증거라도 있을까요.
우리동네 60여호 규모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농촌마을이었습니다.
집집마다 소를 1~2마리 키우다 보니 안 키우는 집이 있어도 동네에 소가 50여마리 가까이 되었죠.
이 소들의 임무가 제1일 쟁기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소들을 관찰한 결과 체험적으로 파악한 성격입니다.
이렇게 소뿔이 아래로 향하는 소는 성격이 거칠지 않습니다.
문제는 10여년을 키우다 보면 뿔이 자기 머리를 찌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는 나중에 톱으로 뿔끝을 잘라 주어야 합니다.
요즘은 10년 이상 소를 키우면 고기맛이 없다고 암소도 그리 일생이 길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소가 쟁기질하며 구루마 끌 때가 더 행복한 삶인가 싶습니다.
예전에 키웠던 성격좋고 여물 잘 먹고 일 잘했던 우리집 소
집에서 10살 이상 살며 매년 값 나가던 숫송아지 한마리씩을 퐁퐁 잘도 낳았습니다.
모델은 저인데 좀 촌스럽네요 ㅎㅎ
이처럼 소뿔이 만세를 부르면 어린 아이가 소 앞에 서있다가는 소 뿔에 받혀 내동이쳐질 수도 있습니다.
쟁기질 구루마 잘하지만 거친 성격이라 다른 소에게 싸움도 잘 걸고 사람도 받습니다.
이 놈은 어떤 모양의 뿔이 날까 궁금합니다.
동네 소인데 요즘 코뚜레도 하지 않으니 고통이 덜하죠.
소값이 워낙 싸다 보니 송아지값도 아주 쌉니다.
하루 두번 아침 저녁으로 여물을 주는 것부터 소똥 치우는 것까지 한마리이면 힘든 일은 아니지만
여기에 쏟아야 하는 정성에 비하여 받는 돈은 많지 않습니다.
요즘은 소를 수입한 곡물로 만든 배합사료 위주로 키우다 보니 사료값만 많이 듭니다.
초식동물이기에 반드시 먹어야 하는 건초는 헛배를 부르게 하고 입가심 역할만 하는 듯 합니다.
들길이나 논둑에 난 무성한 풀은 소 먹이로 최고인데도 모두 애초기로 베어버리거나 제초제를 뿌려 말려 죽입니다.
생풀을 한두마리이면 베어다 먹일 수도 있지만 3마리 이상이 되면 감당이 안되 그렇습니다.
감당이 안될 뿐만 아니라 생풀 맛을 보면 건초를 먹지 않습니다.
소도 무엇이 더 맛나는지 알고 있습니다.
사료 아주 적게 주고 풀만 먹여 키우면 사람 몸에 아주 해로운 지방이 소에 많이 안 낀다고 하여
등급외 판정을 받아 똥값이 됩니다.
기름기 적은 소가 사람 몸에 좋은데 등급외 판정을 받고 ,해로운 기름기 많이 찬 소가 높은 등급을 받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ㅎㅎ
건강을 위해서라면 등급외 판정 받은 값싼 쇠고기가 좋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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