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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운동과 정수기

마늘밭고랑 2009. 1. 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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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마을 운동과 정수기  조회(204) 2006/09/15 (금) 07:33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을 말할 때 새마을 운동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그때까지는 우리네 농촌은 구불구불한 마을 안길에 조개껍데기만한  작은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 대부분이었지요.  부자마을에는 큰 기와집들이 있기도 하였지만 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새마을 운동은 이렇게 수천년간 내려온 동네의 모습을 일 순간에 빨강 파랑의 스레트 지붕이나 시멘트 기와를 씌운 지붕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마을 안길은 시원하게 넓혀 시멘트로 포장했지요. 

 
부엌개량이라 하여 쪼그리고 앉아서 음식을 만들던 것을 주부들이 서서 일 할 수 있는 입식 부엌을 만들어 어머니들의 허리를 좀 펴게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장작을 피우거나 짚이나 나뭇가지 풀 등을 피우던 아궁이를 개량하여  메탄가스를 농가 스스로 발생시키는 장치를 만들어 매캐한 연기가 나지 않는 부엌을 만든 사례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몆년을 사용하지는 못했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일이엇지요.
 
이와 함께 소득증대사업이라 하여  이중곡가제와 같은 정책으로 농민들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였습니다. 뿐만아니라 쌀과 같은 주곡의 경우 종자개량을 통하여 세계 최고의 다수확종인 통일벼를 보급하여 식량 자급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지닌 새마을 운동을 이제는 멀리서 냉정하게 평가해 볼만한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당시에는 정부의  시책에 반기를 들면 무조건 빨갱이로 몰리는 시절이라 군소리가 없었습니다. 마을 안길 포장 부엌 개량 같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이었지요.  문제는 많은 집들이 슬레이트로 지붕을 이었는데 그 슬레이트란 것이 무엇인가  당시에는 아무도 문제를 삼지 않았지요.
 
슬레이트의 편리함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매년 초가집을 새로 이엉을 엮어서 다시 덮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가장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처마를 땅에 수직선으로 해서 바닥이 20평정도의 집이라면 적어도 성인 5명 정도가 하루 쯤 일을 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변소칸이 따로 있고 어떤 집은 별채에 창고까지 있으면  성인 10여명이 있어야 초가 지붕을 한번 새 이엉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지금은 초가집을 운치를 가진 풍경으로 바라보지만 당사자인 집 주인에게는 여간 큰 일이 아니었지요.  이런 사정 아래서 슬레이트는 한번 지붕을 덮으면 평생 지붕에 올라갈 일이 없는 너무나 편리한 문명의 이기였습니다.


그런데 슬레이트라는 것의 정체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을  흡입하면 폐암을 유발한다는 석면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아무도 석면의 유해성을 몰랐습니다.  알았다 해도 말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유해하다고 말하는 것은 곧 정부의 농가 지붕개량 시책에 반기를 드는 것이고 무소불위의 독재정권 아래서 매장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일 테니까요.
이제는 석면이 폐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라는 것을 자유롭게 말하고  더 이상 이것이 함유된 제품을 생산하지 않겠다고 하는 뉴스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농촌의 슬레이트 지붕은 그 후 다 어찌되었을까요.  지금까지 30년이 넘었지만 페인트칠을 잘 하여 아직까지 지붕에 그대로 남아있는 슬레이트도 있습니다. 반면에 소득이 높아진 농가에서 한옥 헌집을 철거하고  양옥의 콘크리트 슬라브 집으로 건축하는 과정에서 슬레이트를 재활용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냥 그 자리에다 철거해서 묻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또한 이농으로 빈집이 되자 아무 생각없이 그냥 헐어 버린 집도 많을 것입니다.  고향마을의 슬레이트집 중에 16채가 사라졌습니다. 변소간과 함께이면 32채가 사라졌지요.  이 많은 슬레이트가 어디로 간지 아십니까. 집이 서 있던 마당의 땅속에 다 묻혔습니다.  이와 같은 매립을 통하여 슬레이트는 지하수를 오염시키기 시작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이든 지하수이든 물 속에는 일정량의 석면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석면이 들어간 물을 1.2년 먹는다고 별탈은 없을 지라도 수십년을 먹는다면 사정은 달라 질 것입니다. 우리나라 물 좋아서 아무 곳에서나 마구 물을 마셔도 되는 것인가  생각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는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70년대의 새마을운동으로  마구 사용된 슬레이트 때문에 정수기를 어디든지 구비해야 할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