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님의 책을 읽어보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유시화님의 어떤 번역서를 읽은 것 같기도 하지만 제목이 생각나지 않네요.
생각나는 것 중에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이 있습니다.우연히 읽어 보았습니다.
읽을 당시에는 별 생각이 없던 대목인데 요즘에 갑자기 다시 생각이 난 대목이 있습니다. 책의 중간쯤인가요. 어느 스승으로부터 3개의 만트라를 전수받는 곳입니다. 만트라 내용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집짓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희말라야 산 중의 어느 바위 위에서 홀로 좌선을 하는 수행자를 만나지요. 류시화님이 제자로 삼아 달라고 간청을 하지요. 그래서 일단 제자로 받아 주지요. 제자가 되었으니 공부(명상.수행)를 하는 것을 가르켜 주어야 하지만
물 떠오라는 일부터 시키지요. 공부는 언제 가르켜 줄려는지 감감 무소식이고.
그러면서 동굴에서 사는 스승이 함께 동굴에서 자는 것을 거부하고 밖에다 집을 지으라고 합니다. 지으려고 돌담으로 벽을 쌓는데 누군가가 몰래 헐어버리지요. 그래도 땡볕에서 고생해서 한사람 누울 자리는 될만한 집(움막)을 지었지요.
그러자 스승이 산 위로 유시화님을 데려가지요. 이제는 진짜 공부(수행)하는 것을 가르켜 줄려나 보다 했는데 제자를 놔두고 어디론가 가버리지요. 불길한 예감이 든 유시화님이 동굴앞 자신이 지은 움막에 내려와 보니 누군가 집을 헐어버리고 지붕을 덮은 나뭇가지들은 불살라져 있지요.
제가 생각한 것은 여기까지 입니다.
왜 집을 지으라 했고 땡볕에서 고생해서 지은 집을 한순간에 허물고 불을 질렀을까 궁금한 대목입니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애착을 가지는 것이 무수히 많습니다. 만약에 그런 것들을 줄이고 또 줄여서 최후에 남는 것을 한 가지를 들라면 무엇이 등장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야 당연히 결혼을 하지 않은 이라면 이 내몸이라고 하겠지요. 2세를 둔 사람이라면 자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요즘에 자식을 내팽개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혼시 양육자를 누구로 할 것이냐고 물으면 서로 내가 양육자가 되지 않겠다고 발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요. 하여튼 이 내몸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지요. 저도 그렇고 다들 마찬가지 일것입니다.
그러나 움막집이 한 순간에 허물어 지고 불태워 사라지듯이 이 내몸도 언제라고 단정을 할 수 없지만 한순간에 호흡이 멈추고 심장이 멎어 허물어 지고 화장장에서 사라지는 것과 같을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집(움막)을 짓게하고 헐고 불사른 것은 수행자는 몸에 대한 애착을 줄여야 함을 암시하는 스승의 가르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이 공부(수행)하는 사람이 명심해야할 첫번째 관문임을 깨우쳐 주고자한 듯 합니다.
**요즘 몸에 좋은 진귀한 먹거리가 넘쳐나고 몸에 기쁨을 주는 것들이 널려 있는데 이런 것에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니네요. 그냥 혼자 해보는 상상입니다. 우리 몸이 이와 같을 수도 있는데 너무 많은 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것을 한번쯤 되집어 보자는 뜻입니다.지난해 돈을 벌어보고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펀드나 주식 아니면 부동산으로 많은 분들이 의기소침해 계실 상황이라도 집을 불사른 것과 같은 것에 비하면 큰 것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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