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소년 시절 영어로 글 쓰고 말할 정도의 영어 실력이 없었다. 아니 영어를 못했다. 그런데도 영어 공부보다 자발적으로 어느 해 겨울에 전기도 안 들어오는 농가에서 호롱불 아래에서 혼자 천자문은 땠다. 이어 다음해 방학 동안 학술용 한자도 3000자를 단어중심으로 암기했다.지금은 안 쓰니 많이 잊었다. 이렇게 하니 대학시절 교재가 한자가 많았지만 교재에 나오는 한자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 내가 봐도 정말 이상한 아이였다 대학에서 한문이나 역사를 전공할 생각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한자 기초가 다져져 있어 당시 한문 고전은 떠듬떠듬 읽을 수 있었지만 정작 논어를 안 읽었다. 물론 다른 고전도 안 읽었다. 대신 조선시대 비문이나 족보는 읽을 수 있었다. 남의 조상의 비문 족보 본다고 해서 내게 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