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이상된 이야기이다.아버지로부터 들었다.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제로 병합하고 나서 일본의 가난한 농민들이 조선땅으로 농업이민을 왔다.
총독부가 국유지를 일본인들에게 싸게 불하하거나 돈을 빌려주어 농지를 구입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으로 우리 동네에도 일본인들이 여러 세대가 왔다고 한다.
그중에 문전이,모리라는 이름이 생각난다.
문전은 성인 것 같다. 문전이는 동네에서 제일 부자가 되었고 머슴이 2명인가 있었다 한다.당시 일본인들은 밥을 먹고 슝늉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녹차를 마셨다고 한다.녹차를 어떻게 만들고 끓인 것인지는 생전에 아버지로부터 들은 바가 없다.아쉽지만 이제는 일본인들의 녹차에 관해 증언해주실 분이 계실까 싶다.
당시에 우리 동네에는 차나무가 원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다 누군가 아마도 일본과 관련된 사람이 차나무를 아주 많이 심었다고 한다.
그 차나무가 지금도 일부 자라고 있다.
일본인 문전이가 그 차나무에서 녹차를 만든 것인지 모르나 하여튼 문전이는 녹차를 마셨다고 한다.
문전이네집에 아버지와 친구인 아들이 있었다고 한다.
친분 때문인지 아버지가 문전이 집에서 놀다 하루는 아버지가 문전이집에서 밥을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문전이가 녹차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서 아버지에게도 녹차물로 말아 먹을 것을 권하여
그렇게 했더니 너무 써서 밥을 못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두번인가 아버지로부터 들었다.
당시 조선 사람들은 녹차를 마시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이를 보면서 다도 하면 일본인들이 생각나는데 80년 전의 우리동네 일본인들은 평민이라 그런지 다도를 모르는 사람들 같기도 하다.
아니면 다도라는 것이 지금처럼 일본인에게도 정형화되어 널리 보급된 것이 아닌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까 보니 벌써 차잎이 피어나고 있다.
올해는 녹차 좀 마시고 싶다.
80년 전 쯤에는 조선사람에게 다도란 없었다.
다도의 나라 일본사람이 밥에 녹차물 말아 먹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녹차를 편하게 하루 몆잔씩 마시고 싶다.
커피여 안녕하고 싶다.
폰으로 글 쓰려니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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