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롱이와 브노를 그리워하며

귀촌인과 개 풀어서 키우기

마늘밭고랑 2014. 9. 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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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은 예전과 농법이 달라져 이전에 농사를 짓던 사람들도 잘 모르는 사정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밭 작물에 비닐을 씌우는 것이다.

마늘도 예외가 아니라 요즘은 마늘밭에 비닐은 필수이다.

비닐은 잡초발생을 방지하고 보온을 위한 것이다.


이 비닐은 아주 얇은 것이라 고양이는 지나가도 괜찮지만

개나 고라니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은 밟고 지나가기만 해도 구멍이 뚫리고 찢어진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귀촌인들 중에는 주택이 울타리나 담도 없는데

개를 풀어서 키운다면 주변 밭작물에 피해를 발생시킨다.


개가 도로는 가운데로 다니지 않고 길가로 다니지만 밭에서는 아무 곳이나 가까운 곳으로 다닌다.

분명 길 역할인  밭둑이 있지만 밭 가운데로 편하게 막 다닌다.

이렇게 개가 지나가면 비닐에 구멍이 뚫리는 것은 물론이고

작은 종자를 직파한 경우 개발자국이 종자 구멍을 밟으면 종자가 흩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1,2월에 땅이 얼었을 때 마늘밭으로 개가 돌아다니면 개발자국이 닿은 곳의 마늘은 부러진다.

그래서 개를 풀어서 키우는 사람은 민폐를 끼치게 된다.


이렇게 개가 민폐를 끼치는 것을 며칠 전에 마늘밭에서  실제로 겪었다.


최근 파종한 개가 피해를 입히기 전의 마늘밭



마늘밭에서 일을 하는데 한 무리의 개가 어디선가 이웃밭가로 왔다.

한 마리는 이전부터 풀려서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유기견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밭 주변의 집의 황구였다.

나머지 두 마리는 소속을 알 수 없는데 모두 목테를 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가까운 곳에서 사는 개가 틀림없다.





이 개들이 내 밭으로 건너 오려다 지키고 있으니 어디론가 간다.

혹시나 주변 주택(귀촌인들)의 개들인가 싶어 따라 갔다.




마늘밭은 트렉타로 로타리(써레질)를 해서 땅이  마치 스펀지처럼 푹신해서

개들이  마음 껏 뛰고 놀아도 발바닥이 아프지 않을 만큼 부드럽다.


원래 개들의  계획이 내 마늘밭에서 연애를 하려던 참인데 지키고 있으니 돌아가다 길바닥에서 이렇다.

바람난 개들이니 그런가 싶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삼각관계라는 것 



백구는 들러리인가 싶다.

이렇게 사진을 찍어 증거를 확보한 후 주인을 찾으면 개를 풀어두지 말라고 부탁을 하려 했다.

별 일이 없겠지 하고 더 이상 밭을 지키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날 이미 이렇게 여러 군데에 빵꾸를 낸 비닐이다.

이런 흔적이 있는데 고라니나 멧돼지 발자국이 없어 개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2일 후 다시 밭에 가 봤더니 이렇게 비닐을 파헤치고 찢어 놓았다.

2일 전의 밤에 와서 돌아다니며 이렇게 만들었던 것 같다.

주인이 밝혀진 황구 한마리는 주인에게 묶으라고 당부하고 왔는데

해가 진 후에도 풀어 둔 개가 바람이 나서 집에 돌아오지 않고 몰려서 다닌 것 같다.



곳곳의 빵꾸난 흔적





그날 밤 개의 연애사건으로 내 마늘밭 비닐이 엉망이 되었지만 개들은 죄가 없다.

개를 울타리나 담도 없이 풀어서 키운 개주인들의 잘못이다.


이렇게 찢어진 비닐은 다시 손질해서 덮지 않으면 바람에 비닐이 홀라당 벗겨서 비닐을 다시 씌우게 하거나

찢어진 곳으로 풀이 무수하게 많이 나와 일손을 더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