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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트렉터 운전수인 우리동네 병식이형에게 부탁해 마늘밭 로타리작업을 했다.
마늘밭이 직선인 곳인데도 실수로 끝에 3분이1 쯤 자투리 두룩을 만들어놨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마늘을 심다 그 두룩을 빼 먹고 빈 두룩으로 그냥 두었다.
마늘이 최소한 4접은 나올 곳인데 아깝다.
밭에 제초제를 하지 않았더니 그곳에 냉이와 이 풀 (꼬딱지노물. 나물로 먹음)이 무성하게 자라 땅을 덮었다.
바쁜 탓에 풀을 제거하지 못하고 그냥 두었더니 이렇게 꽃이 많이 핀다.
꽃이 핀 덕에 이 풀이 생명을 며칠 더 연장한다.
사진 모델했으니 내가 자비심을 베푸는 것인가 ?
이렇게 화사한 정원을 만들어 주었으니 보답하는 의미로 종자까지 열리게 놔 두라고 한다면
내년에는 이 밭과 이웃 밭에 수만개의 종자를 뿌려 초토화시키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관점은 자신의 위치에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나는 농민의 관점이라 이 화사한 꽃도 종자가 맺히기 전에 제거할 대상으로 보인다.
다만 신식 농부인 나는 이 코딱지노물을 인터넷에 올려 두어 비록 디지털로 박제된 것이기는 하나 영원한 생명을 불어 넣어준다.그것이 종자를 맺어 내년에 새싹을 틔워주는 것보다 못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해 본다.
해가 질 무렵에다 흐린 날이라 플레시가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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