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기

사탕풀의 추억

마늘밭고랑 2013. 9. 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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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말인지 80년대 초인지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요때만 해도 마을로 괴상한 판촉업자들이 왔지요.

그릇을 팔러 온 사람도 있었고 

그 중에 새로운 작물의 종자를 팔러 온 사람이 있었지요.


정확한 작물 명칭은 모르지만 "사탕풀"로 불렀습니다.

이름 그대로 초본식물인데 잎과 줄기에서 희안하게도 사카린만큼 단 맛을 내는 풀입니다.

이 풀을 심으면 설탕추출용으로 읍내 누가 전량 수매를 한다고 동네에 홍보를 하여

한 집이 이 식물 종자를 구입합니다 ..


이 분은 농사를 아주 잘 짓는 분으로 농학지식이 풍부한 사람입니다.

아마도 300평 정도 밭에 종자를 구입하여 파종합니다.

종자값이 얼마나 들었는지 몰라도 제가 다니면서 보니 잘 자랐습니다.

봄엔가 파종하여 가을인지 늦여름인지 낫으로 다 베어 구루마인기 경운기인지에 싣고

읍내의 그집으로 팔러 갔습니다.


갔더니 하는 말 "안 산다" 입니다.

그집이 종자를 판매한 집인지 아니면 사기꾼이 임의로 붙인 사람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른바 종자판매 사기에 걸린 것이죠.


정확한 종자구입 배경은 모르지만 요즘 같으면 주민증 복사하고 판매계약서라도 작성하면 되지만

당시는 모든 것이 입으로만 계약하던 때라 비싼 종자값만 물고

사탕풀 팔아 고구마 같은 다른 작물보다 더 돈을 벌겠다는 꿈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동네 분들은 외부의 업자를 대할 때 신중해졌습니다.

그 영향으로 몆년 전 코끼리 마늘 재배대행(종자부터 비닐 비료까지 모든 필요물자를 제공받고 밭 갈고 

심고 밭매고 물주고 수확하는 것만 현지농민 담당)제의가 왔을 때 동네 사람들 모두 거절했습니다.


옆동네는 이 코끼리 마늘을 재배해주고 첫해는 품삯을 받았지만 다음해는 받지 못해 민사소송까지 같지만

압류할 재산이 없어 빈손으로 왔습니다 .


혹시 귀농이나 귀향 하실 분들 !!!

신작물 도입할 때 자기가 주도적으로 외국에서 종자를 구입하고 최초 종자  판매자가 될 자신이 있다면 몰라도다른 분이 도입한 신작물의 종자를 구입해서 돈을 벌 생각이라면 신중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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