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인가 호남미 제값받기 운동이라는 구호가 있었더.
경기미가 가격이 좋은데 비해 같은 품질이거나 유사한 품질인 전라남북도에서 재배한 벼는
경기에서 재배한 벼보다 가격이 낮아서
같은 쌀이나 같은 값을 받자는 뜻에서 이런 구호가 있었다.
사실 경기도에서 생산한 벼는 전국생산량에서 보면 극히 적은 양인데
1년내내 인구 1천만의 서울의 슈퍼나 쌀집에서 경기미를 볼 수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어떻게 생산량도 얼마 안되는 경기미가 서울에서 1년내내 팔릴 수 있을까 ?
사실은 경기에서 생산된 벼가 아닌데도 경기도에 실려가 경기미로 둔갑하는 일이 많았다.
그렇다처도 호남미가 이렇게 경기도에 실려가 경기미로 둔갑할 것이 아니라
그냥 호남에서 호남미가 제 값을 받고 팔리면 좋은 일이었다.
그간의 노력 덕인지 이제 호남미인 여기 해남쌀이 전국 명품쌀이 되어
눈가리고 밥맛 테스를 한 바 최우수 밥맛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해남옥천농협의 해남쌀인 호남미가 일본에 국내최초로 수출되기도 한다.
이제 호남미가 대접을 제대로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풀방지 제초제 안 뿌렸더니 마늘밭인지 풀밭인지 구별이 안된다.
손으로 밭을 맨 곳과 안 맨 곳의 차이
마늘은 드문 드문 온 밭이 풀밭이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마늘 농사는 너무 어렵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한가지 더 있다.
그것은 남해안에서 생산된 마늘이 경북 마늘이나 서산마늘보다 가격이 훨씬 싸다는 사실이다.
마늘은 무게로 판매되니 같은 무게의 마늘은 국내 어디서 생산되던지 같은 가격이 되어야 맞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여기 해남 마늘을 비롯해서 남해안에서 생산된 난지형 마늘은
경북 등 중부 이북에서 생산된 한지형 마늘보다 1접당 2만원 정도 싸다 .
그런데 웃긴 것이 난지형 마늘이 한지형 마늘보다 훨씬 크고 1접당 무게도 2kg 이상 더 많이 나간다.
난지형 마늘이 한지형보다 싸다면 난지형 마늘 재배농가는 바보짓을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난지형은 저장성은 고려를 안 하고 크기를 크게 키우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
그러니 당연히 난지형 마늘이 한지형보다 크지만 저장성은 한지형보다 못하다.
저장성 좋은 작은 한지형 마늘이 대접이 좋을 수 밖에 없다.
난지형 마늘 재배 농가는 이제 바보짓을 그만 해야 할 때 같다.
죽자사자 난지형 마늘 농사지어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나는 난지형 종자를 한지형처럼 재배하고 있다.
내가 바보인지 기존 마늘농가들이 바보인지 아직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내가 마늘을 한지형으로 재배하니 병충해는 줄어들어 무농약이 가능해지고
저장성이 좋아져 작년 생산한 마늘이 아직도 상하지 않고 상온에서 저장되어 있다.
올해 마늘 농사 끝나면 내가 바보가 될지 기존 마늘 농가들이 바보 취급을 당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