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란 이름이 붙은 마늘(Elephant Garlic )이 있다.
왜 코끼리인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마늘 씨앗이 열리는 모양을 보고 이렇게 부르는 것 같다.
코끼리마늘 국내 시험재배 기사 2011.7.6
http://www.yonhapnews.co.kr/local/2011/07/06/0812000000AKR20110706039200063.HTML
이 마늘이 종자도입에 대한 적법한 검역 여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이 마늘이 이미 국내에 들어와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마늘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나는 운이 좋았는지 4년전에 이 마늘을 대량재배하는 것을 직접 봤다.
이웃마을의 마늘재배 농가 전체가 바로 이 코끼리 마늘을 재배하였다.
경작방식이 특이하기도 했다.종자와 비닐 ,비료 ,농약값 등 재배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누가 제공하기로 하고 농가는 재배 후 전량 납품을 하고 댓가를 지급받았다.
일종의 계약재배였다.
일반적으로 농협과 계약재배는 종자 ,비료 ,농약 등 소요비용 모두를 농가에서 부담하여 경작하고
수확 후 농산물을 얼마에 팔겠다고 미리 파종 전 후 초기에 계약을 한다.
코끼리 마늘의 계약재배는 도급자 즉 종자와 경작비용을 대는 사람과
이를 받아서 직접 경작하는 농가는 수급자인 일종의 도급 형태이다.
참 특이한 농사법이기도하지만 더 관심을 끈 것은 처음 본 이 식물의 정체였다.
마늘도 아닌 것 같고 양파도 아닌 작물처럼 보였다.
물어 보니 액기스 마늘이라고 하던데 참 이상한 이름을 달고 있었다.
이름이야 그렇더라도 분명 마늘은 마늘입니다.
다만 보통 마늘보다 훨씬 커 양파 만한 크기이다.
일반마늘과 크기 비교
http://davesgarden.com/guides/pf/showimage/81372/
이 마늘의 재배법은 기존의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반마늘과 같다.
밭에 퇴비와 밑거름인 비료를 뿌리고 트렉터로 로터리 작업을 한 후
구멍비닐(마늘전용포트비닐)을 씌우고 구멍에 심는 방식이다.
난지형 마늘이나 처음부터 구멍이 뚫린 비닐에 심는다.
마늘이다 보니 종자 소독도 일반 마늘과 동일하게 할 것이다.
농약하는 방식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
코끼리 마늘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일반마늘과 구별이 갈 정도로
잎과 줄기가 일반마늘보다 훨씬 두껍다.
코끼리마늘의 잎과줄기
http://davesgarden.com/guides/pf/showimage/37751/
마늘쫑도 올라오는데 일반 마늘과 완전히 다르다.
마치 대파의 꽃이 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양파의 꽃이 핀 것 같기도 한다.
코끼리마늘의 꽃
http://sustainablecrownhill.org/wp/2008/07/one-urban-garden/
플리커 사진
http://www.flickr.com/photos/naked_eye_2/4797263736/
일반 마늘은 마늘쫑에 작은 마늘 씨앗이 맺혀 이 씨앗을 다시 심으면 둥그런 마늘 1알(쪽)리 나온다.
이 1쪽을 다시 심으면 2년째에는 일반 마늘처럼 쪽이 여러개 나온다.
코끼리 마늘도 마늘쫑대가 올라오지만 쫑에는 씨앗이 열리지 않는다.
간혹 마늘씨앗이 쫑대에 열리기도 한다.
야생 코끼리마늘의 쫑대에 달린 씨앗
http://www.aphotoflora.com/mon_allium_ampeloprasum_wild_leek.html
일반 마늘은 땅속에 씨앗이 열리지 않지만 코끼리 마늘은 땅속의 알에도 혹처럼 생긴 씨앗이 붙어 있다.
코끼리마늘씨앗
http://vegpatchblog.blogspot.kr/2012/07/plot-maintenance-wimbledon.html
코끼리 마늘쪽에 붙은 혹을 심으면 코끼리 마늘이 된다.
이 혹이 마치 코끼리머리에 붙은 코처럼 생긴 것에 비유하여 코끼리 마늘이라 부르는 것 같다.
물론 코끼리 마늘도 보통 마늘처럼 1쪽을 심어 재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코끼리마늘쫑대에 열린 씨앗?
http://eol.org/data_objects/22884053
일반 마늘은 1쪽을 심으면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도 반드시 여러 쪽으로 분화하고
마늘쫑이 올라오며 마늘씨앗도 열린다.
코끼리 마늘은 토질이나 기후가 좋지 않으면 여러 쪽으로 분화하지 않고
타원형에 가까운 1쪽으로 처음 심었던 크기보다 조금 더 크게 성장하고 마늘쫑은 올라오지 않는다.
대신 이 타원형의 마늘쪽(알)에 작은 새끼마늘(씨앗)인 혹이 붙어 있다.
반타원형의 땅속의 마늘에 붙어 있는 씨앗
http://www.treknature.com/gallery/photo235697.htm
코끼리마늘의 1알짜리
http://kokrobin.wordpress.com/2008/04/25/roasted-single-clove-garlic/
코끼리마늘의 외국방식의 건조
http://davesgarden.com/guides/pf/showimage/80746/
마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마늘은 무조건 크기만 크면 장땡일까?
나는 마늘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맛이라고 본다.
마늘 맛은 같은 종자라도 지역이나 토질에 따라 약간 달라질 수 있다.
우리 동네는 요즘 창원산마늘이라는 종을 거의 모든 농가가 심는다.
창원산 마늘은 보통 4쪽에서 8쪽까지 분화한다.
토지의 비옥도가 낮은 곳에서는 부분적으로 2쪽이나 3쪽 짜리도 간혹 있다.
이 창원산 마늘은 상당히 맵고 마늘 특유의 알싸한 맛도 강하다.
그렇지만 이전에 심던 잘 썩지 않으나" 알이 작은 마늘"(속칭6쪽마늘)에 비해
두배 또는 그 이상 크기이다.
읍내 5일장에 가서 보아도 창원산 마늘이 많이 보이는 것을 보면
요즘 재배 마늘의 품종으로 대세가 되어 가는 듯 하다.
사람들은 마늘을 접 단위로 구입하지만 동네에서는 보통 무게 단위로 판매한다.
창원산 마늘 알이 가장 큰 것은 1접에 6kg 정도 나간다.
이에 반하여 이전부터 재배하던 "작은알 마늘"(속칭 6쪽마늘)은 재배조건이 아주 좋아
잘 자라 주어 알이 커도 1접에 4k 내외이니 작은 알 품종을 재배하면 손해이다.
창원산마늘이나 6쪽마늘 모두 직접 재배해봤는데 ,
마늘알의 크기만 다를 뿐 맛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작은 알( 6쪽 )마늘이 저장성이 조금 더 좋다.
양파도 그렇고 마늘도 알이 작은 것이 저장성이 좋다.
<코끼리 마늘의 맛 >
그러면 이 코끼리 마늘은 무슨 맛일까.
코끼리 마늘도 지역에 따라 토질의 차이로 맛의 차이가 날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
사람들은 음식맛을 평가할 때 "니맛도 내맛도 아니다"라고 혹평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 코끼리 마늘 맛이 그렇다.
전혀 마늘맛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웃동네에서 전체 농가가 이 코끼리 마늘을 겨울 밭작물로 재배했지만
우리 동네는 아무도 코끼리 마늘을 재배하지 않았다.
이런 맛을 가진 코끼리마늘을 시장에 출하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다.
이웃동네에서 마늘농가 전체가 2년간 이 코끼리 마늘을 재배하고 수확 후 전량 어디로인지 보내졌다.
들리는 말로 공장으로 갔다고 한다.
코끼리 마늘이 크기만 보면 누구나 관심을 끌만 하지만 시장에서 구경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다른 이유로 시장에서 볼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코끼리 마늘은 맛도 문제였지만 계약의 이행과 관련한 분쟁으로 더 이상 재배하지 않는다.
수급자인 농가에 대금지급을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긴 분쟁이었다.
글을 마치며 몆자 덧붙인다.
이 코끼리마늘의 원산지가 의성이며 노인들 중에 재배하시는 분이 있다고 하는 댓글을 봤다.
원산지가 의성이 아닐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의 시장에서 보는 모든 마늘은 원산지가 외국이라고 본다.
코끼리마늘의 원산지 - 이란에서 포르투갈과 북아프리카 지역
http://www.prota4u.org/protav8.asp?g=pe&p=Allium+ampeloprasum+L.
Origin and geographic distribution
Allium ampeloprasum sensu lato is a wide complex of wild ecotypes and cultivated plants, originating from an area running from Iran to Portugal and northern Africa.
코끼리마늘의 분포지 ?
http://www.discoverlife.org/mp/20m?&kind=Allium+ampeloprasum&mobile=close
코끼리마늘처럼 보이는 leek 라는 식물이 호주의 윌슨 프로몬테리 국립공원 야생식물이라는 글
http://davesgarden.com/guides/pf/showimage/14246/
야생코끼리마늘사진
http://www.flickr.com/photos/deep-blue/7285095862/
코끼리마늘의 원산지에 대한 근거를 부정하는 증거가 될지 모르겠지만
전남지역인 우리동네의 마늘 재배역사를 소개한다.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우리동네에서 1960년대 이전에는 마늘을 심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최초로 동네에 마늘을 도입하였다고 한다.
보릿고개로 밥 굶을 형편인데 마늘을 밭에 재배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차라리 보리나 밀을 파종해서 식량하는 것이 더 좋았던 시절이다.
이후 6~70년대 까지는 마늘을 농가당 100 접 정도로 대량 재배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웃의 79세인 농업학교를 졸업한 친척 아재에게 물어보니
옛날에도 마늘이 있었지만 알이 아주 작은 지금 재배하는 마늘이 아니라고 한다.
단군시절 마늘이야기며 조선왕조실록에도 마늘 기사가 많은 것으로 보아
분명 재래종 마늘이 있었던 것이지만 지금은 종자가 없어졌다.
조선 실록의 마늘에 관한 하나의 기사를 본다.
http://sillok.history.go.kr/inspection/inspection.jsp?mState=2&mTree=0&clsName=&searchType=a&query_ime=%EB%A7%88%EB%8A%98&keyword=%EB%A7%88%EB%8A%98
태종 7권, 4년(1404 갑신 / 명 영락(永樂) 2년) 1월 9일(신해) 4번째기사
대마도 수호관 종정무에게 편지와 함께 모시·베 등의 물품을 보내다
의정부(議政府)에서 대마도(對馬島) 수호관(守護官) 종정무(宗貞茂)에게 편지를 보내고, 인하여 구승저포(九升苧布) 구승마포(九升麻布) 각 3필, 호피(虎皮)·표피(豹皮) 각각 2령(領), 소주(燒酒) 10병, 마늘 10두, 건시(乾?) 10속(束), 황률(黃栗) 10두(斗)를 보내었다.
【태백산사고본】 3책 7권 1장 B면
대마도에 보낸 마늘은 대체 어떻게 생긴 마늘이었을까 ?
혹시 산마늘이 이런 재래종 마늘은 아닐까?
아직 실물을 보지 못했지만 드물게 깊은 산속에 산 마늘이 있는 모양이다.
산마늘 사진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aQkX&articleno=693#ajax_history_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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