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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자궁탈출 치료

마늘밭고랑 2009. 1. 1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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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자궁 탈출 치료   조회(109) 2008/06/25 
 
미국산 수입쇠고기 문제  전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30개월이상 수입을 반대하며 미국인이 먹지 않는 부위의 수입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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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어가며
 
땅에서 맹지라는 말이 있다.  맹은 눈이 안보인다는 뜻이지만 땅에서는 진입로가 없어 주변이 남의 땅으로 둘러싸인 땅이다.
 맹지에 출입하려면 다른 사람인의 땅을 통과해야 한다. 공짜로 통과하게 해준다면 더 없이 고맙지만 그런 혜택을 줄 땅 주인은 많지 않다.
우리 밭 중에 그런 맹지가 있었다. 우마차도 경운기도 없던 시절은 맹지라는 사실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논둑길 밭둑길만 있으면 지게로 출입하는 것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던 시절이라 그랬다.

 

2. 만삭인 소를 혹사시키다

 

집에서 우마차(구루마)를 사게 되자 구루마가 밭에 들어가야 하는데 밭이 맹지라서 큰 길에서 이웃집 밭을 70미터쯤을 통과해야 했다. 구루마 타이어가 이웃집 밭으로 몆번 지나가면 그 자리는 땅이 굳어져 수확량이 준다는데 ...그래서 눈치 보이지만 무상통과하다가 그 해 우리집의 만삭이 된 암소를 그 이웃집에서 쟁기질을 하도록 빌려 달래서 하루 빌려 주었다. 그 정도 만삭이면 쟁기질을 시키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가축이지만 인정상 베풀어야 할 배려이다. 그렇지만 남의 땅으로 구루마를 통행시켜야 하기에 그런 대우를 하지 못했다.
 
3.소의 자궁탈출

소를 빌려준 다음날 아버지는 밭에 가는 길에 그 소를 끌고가 풀을 뜯어 먹도록 밭가에 매두었다. 한참 일을 하는데 그 소가 건강한 송아지를 낳았다. 여기까지는 행운이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불운이 뒤를 이었다. 전날 만삭의 몸으로 너무나 힘들게 남의 집의 밭갈이를 하느라 소의 자궁에 이상이 왔나 보았다. 

 
출산 후 태반이 나오면 끝인데 태반에 이어 자궁 전체가 몸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말았다. 송아지와 사람 태아를 비교하면 소의 자궁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어찌하나 .그런데 희망의 끈은 아직 있었다. 밭에서 직선거리로 1키로쯤에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축산전문가가 전원주택에서 살았다.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치는 사람처럼 60대의 아버지는 직선으로 그 전원주택을 향하여 달리셨다. 어미소가 죽으면 송아지까지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하늘이 도운 것일까. 마침 그 전문가는 집에 계셨고 세수대야와 간단한 기구 ,세수비누를 챙겨서 우리소가 있는 곳으로 즉각 출동을 했다.
 
익숙한 솜씨로 자궁을 세숫비누물로 소독을 하고 다시 자궁 안으로 집어 넣고 새끼줄로 엉덩이 부분을 묶어 조심해서 집까지 1키로미터쯤을 끌어 주었다.
밭에서는 보지 못했지만 다음 날 다시 간단한 도구를 챙겨 우리집에 와서 세수비누물로 자궁소독을 한번 더 해주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다.

 

그 전까지는 몰랐던 사실로 자궁 안 소독 때 한쪽 팔이 소의 자궁안으로 거의 다 들어갔다. 소도 자신의 처지를 알고 치료행위를 하는 명의를 아는지 몸을 맡긴 채 가만히 있었다. 이쯤이면 치료비는 얼마인가 궁금해질 것이지만 공짜였다. 이후에 송아지와 어미소 모두 탈이 없었다. 하지만 어미소는 팔았다. 고령이 아니지만 자궁입구가 무력해져 또 다시 자궁탈출이 일어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일을 통하여 평소 사람이 좋다고 자자한 평판을 다시 한번 확인을 했고 재야의 수의사로서 명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4.마치며

우리집 소는 일꾼으로서 쟁기질을 하며 구루마를 끌고 논밭을 오갔다. 평소에 배합사료를 먹이지 않고 들풀이 나면 들풀을 먹이기 위하여 들에 매어 두거나 방학이면 식구들이 민둥산에 풀어 놓아 맘껏 풀을 뜯어 먹었다. 가끔은 집에 오는 길에 힘이 난 소가 스스로 들판 길을 경마하듯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맘껏 달릴 때도 있었다.
 
생풀이 없는 겨울에는 짚과 보리짚으로 쇠죽을 쓰고 ,쌀의 도정과정에서 나오는 쌀겨와 곡물찌꺼기, 메주콩대 ,고구마대 말린 것 ,무우 ,배추잎 등을 때때로 먹였기 때문에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해서 감염없이 자궁탈출증에서 회복을 하는데 일조를 하였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 소의 코를 뚫은 것을 제외하고 항생제나 성장촉진제가 뭔지도 모르고 자랐던 예전의 전통적인 소사육 방식이 버려야 할 후진적인 축산 방식은 아닐 것이다.브루셀라 같은 소의 질병은 아예 없던 시절이었던 점을 보면 그렇다.고향마을 약 55호에 몆집을 빼고 전부 소를 한두마리 키웠고 질병에 걸려 폐기된 소는 한마리도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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