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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송아지의 시기

마늘밭고랑 2009. 1. 16.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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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송아지의 일생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가 전국의 이슈가 되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30개월 이상의 것과 내장등 광우병 위험 부위를 수입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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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의 자궁속에서  낙원생활을 마감한 송아지는 생에 가장 힘들었을 좁은 산도를 통과하여  이 세상에 던져진다.  송아지가 어미로부터  분리되면  출산의 끔찍했을 지도 모르는 산고를 순간적으로 다 잊어 버린 듯 어미소는 뒤돌아 서서 자신의 분신인 송아지의 미끌미끌한 액체를 구석구석 핥아 몸을 말려준다.
 
핥아 주는 순간부터  송아지는 혼자서 일어서려고 비틀거린다. 한우가 야생의 소로써 사람에게 길들여지기 전부터 늑대나 호랑이 같은 천적으로 부터 피하기 위하여 최대한 빨리 달리기 위하여 그렇게 했듯이 1시간쯤이면 송아지는 일어선다. 비틀 비틀 일어서면 먼저 하는 것이 어미의 젖냄새를 찾아서 젖을 찾는다. 몆번의 시행착오끝에 젖 위치를 정확히 찾고 길쭉한 젖꼭지를 물고 힘차게 빨아서 초유를 먹는다. 
 초유가 좋다는 것은 사람이나 송아지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송아지가 초유를 먹으면 얼마 후에 검은 색의 태변이 나온다.  (이 태변을 어미소가 먹는 듯 한데 80년대의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처음에는 혼자 일어서서 몸을 가누기도 힘들지만 초유를 먹으면 이제는 사람으로 말하면 밥숟갈 제손으로 잡고 걸어다니는 것과 같은 시기가 된다. 어미소의 젖을 한방울도 사람에게 뺏기지 않고 송아지 혼자서 다 먹는다. 젖을 먹다가 젖이 잘 안나오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젖통에 박치기를 한다. 경우는 다르지만 아이가 이빨이 나려고 잇몸이 근질근질하면 젖꼭지를 물듯이
어미의 아픔 같은 것은 안중에 없는 모양이다
 
이렇게 젖을 먹다가 박치기를 하지만  어미소는 귀여운 내새끼 많이 많이 먹고 빨리 빨리 자라라고 바라는 듯 젖먹는 (숫송아지) 고추 주변을 살살 핱는다. 기저귀를 차지 않는 송아지는 때는 지금이다 하고 기다린 듯 오줌을 줄줄 싼다. 어미소는 주저함이 없이 아주 맛있게 입맛을 다시며 그 오줌을 마지막 한방울까지 다 받아 먹는다.
 이를 사람의 입장에서는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 을 것이다.해석은 독자의  몫으로 맡긴다.
 
젖을 먹으면  혼자서 마당에서 논다. 출산시기가 비슷한 다른 송아지가 있다면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두마리 송아지가 어울려 창고에  뭐가 들었나 기웃거리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 곳이나 발길 닫는 곳에 똥오줌을 갈긴다.  마당에  곡식을 널어 놓으면 그 위로 걸어 다니며 제 하고 싶은 데로 다한다. 뒷마당에도 가보고 실없이 혼자서 마구 뛰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꽃밭에 들어가 꽃을 짓이겨 버리기도 하지만 농가의 복덩이 취급을 받는 송아지이니 그냥 모른 체 한다.
 
마당에 병아리같은 가축이 있으면 곁에서 날뛰어 놀라게 하지만 소는 살생을 하지 않으니 밟지는 않는다. 단지 장난감처럼 즐거운 모양이다. 고약한 것은 송아지가 호기심이 너무 강하다 보니 수세식이 없던 시절 똥통 주변을 걸어다니다가 실제로 빠지는 일까지 일어난 적도  있었다.
 
이웃집과 담이 낮다 보니 담을 넘어가 이웃집에 가서 이웃집 송아지와 어울린다.  그 이웃집 송아지를 데려와 우리집 마당에서 놀다가 이웃송아지가  몰래 우리소의 젖을 먹으려 한 일도 있다.
어미소는 네 이놈 하듯이 여러차례 젖꼭지를 물고 젖을 빠는  이웃송아지를 번번히 차버렸다. 빠는 감각이 제 새끼와 다른 것을 안 보고도 아는 모양이었다. 사람이 몰래 암소의 젖을 짜도 뒷발로 찬다.
 
한우는 젖 한방울 사람에게 주지 않고 혼자서 다 먹은 송아지는 무럭무럭 자란다. 암송아지로 가격이 너무 싸면 팔지 않고 집에서 키우기도 한다.
숫송아지는 집에서 키우려면 소주인의 체격이 성장한 황소를 제압할 정도가 되지 않으면 가끔은 주인이 고삐를 잡고도 끌려다니고 뿔로 받기도 하는 모양이다. 아버지는 전에 집의 황소에게  받친 적이 있어서 우리집은 황소를 키우지 않았다.
 
집에서 키우지 않으면 소장사에게 판다.애완동물이 아니니 팔 때 가격이 좋다면 아쉬움이 없다.  만약에 암송아지이면 집에서 키울 수도 있다. 당시에는 집집마다 대문이 없어 송아지가 동네에서 날뛰며 돌아다닐 수도 있었다. 그래서 5개월정도가 지나면 목에 굴레(목도리)를 한다. 더 자라면 마굿간에 매어 둔다.이때까지는 송아지에게 요람이다.
 
하지만 악몽인 코뚫을 때가 다가온다. 예전의 한우의 경우 집에서 일꾼이고 힘이 사람이 당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니 1년정도 자라면 코를 꿰어야 했다.코를 꿰면 주인집 초등생 꼬마가  고삐를 잡아도 말을 듣기 때문이다.
코를 뚫으려면 어른 손가락보다 굵은 동백나무를 가지를 준비하여 송곳처럼 날카롭게 깎는다. 중송아지의 양콧구멍에  엄지와 둘째손가락을 하나씩  넣어 엄지와 두째손가락을 둥굴게 하여  양손가락 끝이 맞닺게 하여 그 부분에  동백나무 송곳을  후벼서 구멍을 낸다. 뼈가 없는 부분이라 잘 뚫린다. 이해가 안되면 사람들이 코걸이 하는 부분에  양손가락을 대어 보면 된다.
 
마취없이 ,항생제없이 뚫지만 염증같은 것은 거의 없다. 아프리카의 입술을 뚫는 피어싱을 하는 부족들이 7~8세의 아이들에게 마취제없이 입술을 뚫어도  크게 심한 고통을 호소하지 않는 것처럼 송아지 역시 고개를 좌우로 흔들기도 하지만  아주 심한 고통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핏줄이 희박한 곳인지 약간의 출혈만 있다. 만약에 염증이 후에 온다면 주인이 오줌을 눌 때 그 송아지의 코에 싸주면 된다.
 
오줌 속의 요산 성분이 소독을 하는 모양이다. (소의 눈에 기생충이 생기면 역시 눈에 오줌을 싸면 된다 . ** 이 방법은 사람에게 좀 위험한 방법 같다. 소 눈의 기생충이 사람에게 역류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코뚜레 나무는 쪽 곧은 노간주나무가 가장 좋다. 그래서 산에 가면 직경 3~4센티미터의 쪽 곧은 노간주 나무를 보면 잘라다가
코뚜레를 여벌로 몆개 만들어 두었다. 노간주 나무 겉껍질을 벗기면 매끄러운 목질부분이 나온다. 자잘한 옹이 부분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직경 25~30센티 정도의 타원형으로 구부려 코뚜레 모양을 만들어 십자형으로 묶고 소죽 속에 넣어서 끓이면  모양이 고정이 된다.
 
코뚜레를 하지 않으면 중송아지가 힘이 세어 어른 한명을 끌고 날뛸 수도 있지만  코뚜레를 하면 이제 통제권은 고삐를 쥔 주인에게 있다.
코를 뚫고 18개월 정도 지나면 농가의 일꾼이 되기 위한 연습을 해야한다.  송아지의 티를 완전히 벗고 어른소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이로써 송아지의 일생은 끝이다. 송아지가 한가정의 든든한 일꾼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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