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기

도시 근교 산에서 도토리를 줍는 것에 대하여

마늘밭고랑 2008. 12. 2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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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식량을 가져가는 것은


급격한 도시화와 이농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봅니다.

도토리를 줍는 사람은 제가 산에서 자주 보았는데 모두 6~70 할머니가 주류였습니다.
그분들이 박정희가 정권 잡기 전에 어디서 살았을까요.
전통적으로 그분들이 살던 농촌에서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는 것은 아무런 흠이 되지 않았죠.
도토리가 열리는 산은 농민과 야생동물의 공존의 공간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도토리가 밥상에서 사라지고 그 도토리묵 기억이 완전히 단절된 세대가 도시에 왔으면 좋았을 것이지만 묵을 만들던 그 습관을 그대로 간직한 채 밭고랑에서 호미로 밭을 매다 20여년만에 도시 아파트로 이주한 사람들.올 가을도 근교 야산에서 열심히 도토리 줍지요.

그분들이 도토리를 줍는 것은 20여년부터 하던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입니다.


정상적인 행위가 비정상이 된다면 그것은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죠.
이것은 최소한 두 세대 이상이 흘러가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입니다.
도토리 줍던 할머니들의 손자 며느리는 도토리를 더 이상 줍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들은 도토리묵을 스스로 만들어 먹어 본 기억이 없고 묵은 슈퍼에서 사다 먹는 것으로 알지요.
학교에서 자연보호하자고 배운 것도 있을 것이죠.

마침 이런 예가 생각납니다.
러시아혁명으로 소련이 만들어지면서 소련에 편입된 회교권 지역이 있지요.
그들은 조상대대로 해온 것처럼 일부다처제를 한 채 소련을 맞이하였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일부다처제는 불법이 된 것이죠.

갑자기 도토리 줍는 것이 눈총을 받는 것처럼 요......

**제가 도토리를 줍는 업자도 아니고 그 맛을 즐기는 미식가도 아닙니다.
세상이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흔적을 남기네요.

미국 쇠고기를 수입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류가 누구인가
그들은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그 당을 지지하는가?
흔히 들 그렇죠.
그들이 저 세상으로 가기 전에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고요.
역시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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