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장이란 말의 정의는 이렇다.
독으로 만든 무덤이라 뜻이다.
독은 돌이거나 독아지(독.항아리)에서 유래된 말로 보인다.
돌로 만든 무덤이라고 보면 독장은 시신을 땅을 파지 않고 돌로 눌러 아주 작고 낮은 무덤으로 만든 것이다.
예전에 여우나 곰이 있던 시절 시신을 동물이 파지 못하도록 나무 관에 시신을 넣고 땅에 깊이 묻었지만
어린 아이일 경우 관을 만들지 않고 돌을 쌓아서 만든 간단한 매장 방식을 택한 것 같다.
두번째로 독에 넣어 매장하는 무덤이라 독장이라고 한 것도 맞는 듯 하다.
주로 독장은 시냇가에 위치하는데 홍수기에 물이 넘치지 않는 주변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영산강 유역의 고대국가 시절 요즘에도 만들기 쉽지 않은 거대한 독을 두개 포개 안에 시신을 넣어 매장하던 방식에서 유래하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독장은 나 어린 시절에도 마을 주변에 있었고 무서워 곁으로 잘 가지 않았다.
직경 1미터에 높이 50cm도 안되는 작고 초라한 무덤은 으례 작은 항아리가 있었고
돌무더기가 눌려져 있어 독장임을 알았다.
어린 시절 무덤은 요즘처럼 공포영화 소재가 아니라 밤낮으로 우리들이 놀던 놀이터였다.
집주변에 나 태어나기 전부터 있던 무덤들은 요즘 말로 선산들이었고
그 무덤에 올라가 미끄럼을 타거나 무덤꼭대기에서 서로 서 있겠다고
올라오는 이들을 밀치는 재미로 유치원도 없던 시절 즐겁게 하루를 보내던 장소였다.
여기서 잠깐 토막 상식 하나
많은 경우 토종 잔디밭에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나 이는 잘못된 관리방식이다.
토종 잔디의 경우 아주 강한 식물이라 사람들이 적절하게 밝아주면 다른 풀들은 나서 자라지 못하지만
잔디만 생명력이 강해 더 푹신한 잔디밭으로 변해 잔디밭에서 호미들고 다른 풀을 제거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무덤들은 금잔디처럼 잔디만 무성해서 좋았다.
얘기가 잠시 딴데로 흘렀지만 무덤은 우리에게 낮이나 밤이나 공포감이 아니라 친근한 놀이터였다.
그렇지만 독장은 조금 무서운 곳이었다.
어제 동네에 장례가 있어 장지에 잠깐 가 있었는데 그 부근에 있던 예전의 독장은 이제 더 이상 자취조차 없어졌다.
이제 독장의 단어나 모습을 본 이들은 적어도 50대 이하에게는 드물 것으로 보아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하여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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