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기

원리윈칙에 충실했던 이상병

마늘밭고랑 2024. 10. 2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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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82년 여름날이던가.
우리 부대는 최전방 절책선 경계부대였다. 경계근무 중인 우리 중대원의  실제 사건이다.
외모가 너무 특이하고 이름까지 재벌회장과 동명이인이라 우리소대원이 아닌데도  지금까지 기억이 또렸하다.

주인공 이상병은  이제 막 상병  진급 했거나 일병 말기.
군대 생활 16개월 하면 상병 진급했다.

이상병 고향은  대구
보직은 106미리병.
나보다 몆달 먼저 입대.

106미리는 찦차에 탑재된 무반동총이다.

적군 침투시 1km 이내 거리에서  언덕 같은 곳에서 숨어   탱크를 직접 보고 조준해  직사로 쏘아 탱크를 파괴한다.총알이  106mm 대포알이니 맞으면 탱크를 뚫고 들어가거나 충격으로 다 죽게 되는 대전차무기이다.

중대에서 이상병을 처음 대면했을 때 첫인상이 개그맨 같았다.
손가락을 튕기며 박수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면 틀림없는  코메디안.
그러면서도 아주 깐깐해 보였다.
원리원칙을 따르는 사람.
군대용어로 FM대로 하는 사람.

첫인상처럼 이상병이 철책선 경계근무 중 보기 드문 사건의 주인공이 되었다.

어느 날 나는 후방 중대본부에 있었다.

경계근무 중인 이상병이  중대본부로 내려왔다.
중대원들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포상휴가라고 ?
무슨 포상휴가?

이상병이 철책 야간 근무 중

사단장이 섹터로 순찰을 왔단다.
그런데 군기 빠진 사단장 운전병?
운전병이 암구호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실탄을 지급받고 근무중인 경계병 이상병  섹터로  사단장이 접근하자.

FM대로 근무중인 이상병은 암구호를 즉각 복창하고 사단장 측에서 암구호를 대답하기를 기다렸으나

돌아온 대답은
" 사단장이다"

재차 이상병  암구호 복창
역시 투입전 받은 암구호를 대답하지 못했단다.

그러자 이상병 FM  대로 자기의  
M16소총의 노리쇠를 뒤로 당겨 총알 한발 장전 .
경계근무 중  실탄 지급받았다.

실탄을 장전했으니 암구호 대답 못하면 적군으로 간주하고 사살해도 된다.

전방에서 남침한 적군을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

암구호를 끝내 대답하지 못하자 이상병은 밤중에 철책 밑에서  사단장을 땅바닥에서 좌로굴러 우로굴러를 시켰단다 ㅎㅎ

경계병 명령에 안 따르면 사살해도 된다.

이 얼마나 FM에 충실한 근무인가.
이상병이 방아쇠 안 당긴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이 일로 이상병은 근무 잘 섰다고 일주일 포상 휴가를 갔단다.

벌써 42년이 지난 사건이다.

상관이라도 원칙을 안 따르면 이렇게 교육시키는 배짱을 지녀야 한다.
요즘도 이런 분들 간간히 뉴스에 나온다.선진국이라면 이런 사람 많아야 한다.

이상병 어디서 사는지 모르지만  사회에 공헌하며 잘 살고 있을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