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대동계(大洞契)란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조선시대터 있던 동네는 아마도 다 있을 조직입니다.
동네의 호당 1인씩 회원이 되어 구성된 조직입니다.
회장 총무 등이 주요 직책입니다.
보통 회장은 이장입니다.
대동계는 [법인이 아닌 사단의 사원]으로 구성된 조직입니다.
대동계가 재산을 보유하기도 합니다.
이런 대동계의 재산의 성격은 대법원은 총유라고 합니다.
이에 맞추어 민법은 총유라는 독특한 형태의 소유권을 인정합니다.
제275조(물건의 총유) ①법인이 아닌 사단의 사원이 집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할 때에는 총유로 한다.
②총유에 관하여는 사단의 정관 기타 계약에 의하는 외에 다음 2조의 규정에 의한다.
제276조(총유물의 관리, 처분과 사용, 수익) ①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한다.
②각 사원은 정관 기타의 규약에 좇아 총유물을 사용, 수익할 수 있다.
제277조(총유물에 관한 권리의무의 득상) 총유물에 관한 사원의 권리의무는 사원의 지위를 취득상실함으로써 취득상실된다.
회장은 계의 일종이니 계장(契長)이라 할 수 있고 원래는 유사(有司)라고 불렀습니다.
요즘 말로 소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살아계시면 80대 이상인 분들은 유사라는 말을 썼지만 요즘은 아무도 안 쓰는 죽은 단어가 되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우리 동네 역시 대동계가 있습니다.
장부는 일제 강점기에 작성된 것까지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대동계가 주민들로부터 기부한 돈으로 토지를 구입해 동네회관을 건립하였습니다.
후에 회관을 팔고 70년대 초에 새마을운동으로 다시 기부를 받아 토지를 구입하고 20평 정고 회관을 지어 보유했습니다.
대동계가 부동산을 소유한 것입니다.
새마을운동 당시 건립한 회관은 낡고 이용하기에 불편해 90년대에 다시 철거합니다.
90년대 정부가 WTO 대책으로 농촌 기반시설을 현대화하는 사업을 지원해 1억을 들여 콘크리트 슬라브 단층 30평 정도로 다시 회관을 신축합니다.흔히 말하는 노인당입니다.말이 노인당이고 실제로는 마을 회관입니다.이 회관의 건축에 들어간 자금이 정부 지원이라 회관의 소유권등기가 어디로 된 것인지 궁금한데 아직 등기부는 확인을 안해봤습니다.
혹시 소유권이 정부는 아닌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문은 몆년 전 옥상 방수 문제로 징크 함석 지붕을 올리는데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온 것입니다.
정부가 농촌기반시설조성 지원금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그 규모가 일이백이 아니니 드문 의문입니다.
노인당 부지는 대동계가 소유한 땅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노인당 부지가 대동계인 우리동네 마을명으로 등기가 된 것이 아닙니다.
70년대인지 어느 시기 동네 청년 3인 명의로 공유등기를 한 모양입니다.
당시 부동산등기법상 대동계 명의로 등기할 길이 없었나 싶죠.
지금은 부동산등기법이 개정되어 대동계 즉 동네 명의로 등기할 길이 있습니다.
회관 부지가 3인 앞으로 명의신탁이 된 것입니다.
내가 이장이라면 지금이라도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동네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을 것입니다.
저보다 20세 이상인 동네에 어르신들이 층층시하로 계십니다 ㅎㅎ
이장도 아니고 나이도 60대인 내가 동네에서 제일 어리니 이런 말 꺼낼 군번이 아닙니다 ㅎㅎ
말 꺼냈다가 명의신탁된 분들에게 [내가 동네 땅 훔치는 도둑놈으로 보이냐 ]
이런 반응이 보이면 낭패입니다.
현재 우리동네 대지 평당 가격 30만원입니다.
회관 부지뿐만 아니라 동네 정자나무와 하수종말처리장 부지 역시 동네 소유로 알고 있습니다.
합 200평은 되어 보이는데 .
재산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닙니다.
대동계이니 년중 두번 총회를 합니다.
유월 유두와 동지 결산 총회입니다.
유두에는 농번기가 끝나고 한숨 돌리며 모여 점심 식사를 합니다.
동지날은 년간 동네 자금 변동 상황을 보고 합니다.
이날을 통해서 동네에 새로운 이주민이 있는지 ?
있다면 대동계에 가입했는지 ?
알게 됩니다.
대동계에 가입여부는 자유입니다.
대동계 가입을 하라고 강권하는 깡패 이장이 있다고 인터넷에는 악소문이 자자합니다.
우리동네는 가입 권유 안 합니다.
가입을 안 해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습니다.
가입 안 해도 왕따 안 시킵니다.
그런데도 가입을 합니다.
어느 동네처럼 가입비가 몆백만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동네 30만원입니다.
가입을 하면 경조사 때 이장이 방송을 해서 알려줍니다.
방송을 하면 저는 참석합니다.
가입을 안 하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동네 주민들과 소통을 잘 안 하는지 싶습니다.
동네에 사는지 안 사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도시처럼 동네에서 마주쳐도 잘 모를 정도입니다.
이처럼 동네에는 현금과 부동산의 고유한 재산이 있습니다.
이 재산의 소유를 총유라고 합니다.
예컨데 대동계가 보유한 자금이나 부동산은 총회원이 집합체로서 소유합니다.
요즘은 세무서에서 동네에 고유번호를 부여해 통장은 동네 명의로 개설하여 현금을 관리합니다.
대지도 등기할 길이 이렇게 있습니다.
동지총회는 결산 총회입니다.
년간 동네 현금 수입 흐름을 보고 하고 새로 가입한 회원도 알 수 있습니다.
회원 가족의 경조사가 있어 동민들이 참석한 경우 일정한 찬조금을 내기도 합니다.
물론 내라고 강권하지는 않습니다.
외지로 나가 사업을 하거나 돈을 많이 번 자식들이 기분 좋게 기부도 합니다.
이렇게 대동계 자금이 형성됩니다.
이 자금을 모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민이 관광을 가거나 면내 행사나 군민의 날 같은 행사에서 일부 사용합니다.
이러니 내가 낸 기부금이나 가입비를 다시 내가 쓰는 셈입니다.
이장이나 누가 꿀꺽하는 것 아닙니다 ㅎㅎ
일종의 친목계 성격의 자금입니다.
결산 총회날 임기가 끝난 이장을 선출합니다.
대체로 많은 동네에서 이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장은 면사무소와 농협에서 보수를 받습니다.
지금은 확실히 모르나 몆년 전까지 40만원대였다고 합니다.
많은 액수가 아니라서 농사가 많은 농가들은 자기 농사일 하기도 바빠 이장을 사양합니다.
이장은 우리동네처럼 동네 호수가 많으면 일감이 진짜 많습니다.
우리동네는 몆년 전까지 자체 상수도가 있어 이장이 검침하느라 일거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동네가 관광지나 면소재지처럼 너무 크면 동네 주민들은 일정액의 돈을 내어 이장에게 월급을 주어야 합니다.
이 월급을 역가(役價)라고 합니다.
이장 역무룰 하였으니 수고비를 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동네는 역가를 폐지했지만 아직도 호수가 많은 곳은 역가를 낸다고 합니다.
우리동네는 80년대까지는 이장 역가를 두번 냈습니다.
보리 탈곡하면 호당 1말 나락 탈곡하면 역시 호당 1말
농사가 적은 농가는 감액도 있었던 듯 .
60호 이니 가난한 10호 빼면 5말이 한가마 60키로 총 10가마
이장 1년 심부름시키는 비용이 호당 나락 12키로 정도이면 싼 편입니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12만원 ?
역가는 동네 주민등록된 가구는 대동계 상관 없이 모두 내야 했습니다.
이장이 심부름했으니까요.
요즘 월 40에 역가까지 받는다면 그 액수가 상당할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역가까지 받는 동네는 다른 직업을 은퇴하고 농사도 안 지으면서 이장을 하면 경쟁하는 직책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동네는 역가가 없어 이장이 그리 매력적인 직책은 아니라 이장 후보가 없어 자원해서 이장을 선출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 산골벽지 몆가구 있는이장은 진짜 편한 보직입니다.
이른바 수십년 말뚝 이장을 할 만 합니다.
대동계 이야기에서 말뚝 이장까지 왔습니다 ㅎㅎ
대동계와 관련해 민법 총유 부분에서 앞으로 대법원 판례와 관련해 또 이야기를 풀 기회가 있을지도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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