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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조직이 아직도 필요하는가?

마늘밭고랑 2024. 1. 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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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동네 새마을지도자를 거의 10년째 하는 중이다.
특별히 주어진 임무는 없다.
부이장 정도 지위랄까?
이장이 공석이 될 일은 없으니 부이장 역할을 할 경우도 거의 없다.
어느 해 이장이 여행중에  면사무소 이장 회의가 있어 대신 참석한 적이 있다.
그외에 어느 해 하천변 쓰레기줍기 청소에 참석한 적도  있다.
임기가 2년이라 임기 초에 면사무소에서 주관하는 지도자 상견례가 있다.
군에 국책사업을 위한 설명회에 참석해달라는 문자가 오기도 했다.그 사업 자체를 찬성하지 않으니 안 갔다.

명예직이지만 실제적인 혜택을 보는 경우가 있다.자녀가 학생이면 년간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신청하라 문자가 온다.
이 역시 혜택을 입은 일이 없다.

명예직이지만 학부모인 지도자라면 매년  이런 혜택이 있으니 유용하겠다.

그러나 동네에서 지도자는  역할이 없는 직책이다.
동네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주요 인사로 구성된 개발위원회의를 거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지도자도 참석한다.

새마을 지도자의 위세가 강한 때가 있었다.전두환이 집권하던 시절이다.그때는 지도자로 뽑히면 연수원에서 장시간 집체교육을 받았다 한다. 그렇게 지도자 과정을 거치면 면사무소 직원인 공무원들도 지도자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한다.
지금은 70대 후반인 동네형으로부터 지도자 시절 에피소드를 들은 적이 있다.

70년대 초 시작된 새마을 사업이 80년대 초 농촌에서 정점을 맞았다.
그런데다 당시 정권의 외곽조직 같았던 새마을 지도자들은 힘 있는 자리였다 한다.

당시만 해도 농촌의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는데 정부의 지원이 충분하지 못했다.

새마을 사업 초기에는 정부는 시멘트와 모래 자갈 철근 등만지원하고 공사는 주민이 직접 운력으로 하였다.새마을 사업을 운력(노력봉사)으로  할 수 있는 청년층 젊은 사람이 많아  외부 업체를 안 부르고도 다 환경개선사업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지금 새마을은 어떤가?

우리동네만 봐도 동네 여론을 주도하는 분들이 모두 70대후반에서 80대 분들이다.청년이라 할 60대도 희소하다.게다가 고령인 분들도 농사가 80년대에 비하여 5~10배로  규모가 커지고 소를 많이 키우니 바빠서 운력을 할 수 없다.

그래서 혹시라도 정부가 자재를 공급해준다 해도 동네 주관으로 70년대처럼 외부 업체를 안 부르고 어떤 사업도 운력으로 할 수 없다.

동네 자체 새마을 주관의 어떤 사업도 없다.그냥 지도자만 임명할 뿐이다.

동네지도자.면단위 회장.군단위 지회장.도단위 지회장. 중앙조직 등등 층층으로 새마을 조직이 있을 것이다.

말단인 동네에서 하는 일도 없는데 전국 규모의 방대한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다.

예산도 투입될 것이라 예산의 효율성 측면에서 새마을조직을 되돌아 봐야 할 때이다.

새마을예산을 저개발국 새마을 사업을 위한 대외협력기금으로 다 돌리고 국내에 중앙회만 남기고 폐지하는 것은 어떨까?

중앙회는 필요하다.한국이 후진국 시절 대외원조를 많이 받았다.이제 선진국이 된 입장에서 저개발국의 새마을 사업을 위하여 중추인 중앙회는  남아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유튜브를 보니 세네갈에서 새마을사업이 성과가 좋은 것을 보았다.예산을 이렇게 써야 좋지 않은가?

새마을 사업을 하기 전에는 이 골목길이 지금보다 폭이 반 정도로  좁았다.길을 중심에서 반으로 나누어 우리 행복이가  서 있는 자리는 내땅이다.원래 골목길 지목이 도로인 것은 맞다.새마을 사업 이전의 전국의 골목길은 지게에 나뭇짐을 지고 지나가면 충분한  정도로 폭이 좁았다.

70년대에는 아직 세탁기가  없었다.조선시대 이전부터 동네는 배산임수형이었다.동네뒤는 동산이나 산이 있고  동네 앞으로는 물이 흐르는 형국의 지형이다.우리동네도 이 공식을 충실히 따라 이 수로로 물이 내려와 동네 앞으로 흐른다.수로 두곳에 빨래를 하는 빨래터가 있었다.당시에 빨래는 중요한 일이라 새마을사업으로 이 수로를 콘크리트화 했다.정부는 시멘트 모래 철근을 제공하고 시공은 동네사람들이 운력으로 했다.

지금은  수로가 물은 흐르지만 관리가 안된다.집집마다 세탁기가 있고 빨래터는 90년대 폐쇄되었다.내가 가끔 청소를 한다.여기  청소를 안 하면 내 비닐하우스가 침수될 위험이 있어서다.

이렇게   잘 버티는 곳도 있고

이렇게 허물어진 곳도 있다.
새마을사업 당시에는 사유지라도 이런 공사를 다 용인을 했다.지금은 새마을사업으로 하려고 해도 사유지라 마음대로 공사를 할 수 없다.

내가 이 수로에서 폭우 때 물이 넘쳐 흘러 우리집 마당으로 폭포수처럼 물이 들어와 산사태(배산임수지형 때문)가 날 것 같아 면사무소에 수로를 다시 설치해줄 것을 요청하였다.이 수로에서 넘친 물이 동네 산으로  흘러 들어가 산사태를 일으킬 위험이 있었다.

군청에서 일부  구간만  공사를 하였다.공사 후 산사태는 영구 예방이 될 정도로 보강이 되었다.

그러나 위 사진에서 보듯이 이곳은 지적도가 직선이 아니다.이 구간의   사유지를 매입하여 공사를 하여야 하는데 토지매입 예산 문제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공사가 안 되었다.민원이 발생한다고 다 국가가 환경개선사업을 할 수는 없기에 더 이상 민원을 내지 않는다.국가에서 자발적으로 해준다면 좋겠다.

여기도 공사가 필요한 곳이다.

여기는 도로포장공사가 필요한 곳이지만 역시 사유지라 어렵다.

양쪽 둑은 괜찮아 보여도 바닥은 다 패여 흙이 드러났다.
70년대 초 새마을 사업의 결과물의 하나인 수로의  현재 모습이 이렇다.

이 수로를 다시 공사하고   경운기가 다닐 수 있게 이 도로를 포장하는 것이 숙원사업인데 가능성은 낮다.

지금  마을환경개선사업은  새마을운동으로 하지 않는다.이장이 신청하여 선정이 되면  업체가 한다.업체 선정은 누가 하는지 모르겠다.

이렇듯 예전 같으면 새마을사업이 될 사안들이 지금은 동네주민들의 운력이 없이 진행된다.

새마을 사업이 존재이유를  잃은 것이다.그러니 새마을지도자와 하부조직이 더 이상 필요한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