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에 내가 쓴 글

[스크랩] 튼고래 방식의 구들장의 열효율

마늘밭고랑 2014. 12. 1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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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로써 구들장과 아궁이에 관한 연재글을 마칩니다.



길이 5미터 정도 크기의 직사각형 방입니다.

농촌한옥으로서는 상당히 큰 방이고 예전에 부엌이 건물 내에 있을 때 방 중간에 아궁이를 배치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구들장을 일부 한쪽만 해체하니 이렇게 방의 3분의2는 웃목 쪽에 개자리를  아주 크게 만들었습니다.

농사일이 지연되 바쁘게 하다 보니  실측을 하지 못했습니다.

성인이 기어서 들어갈 정도 높이와 폭입니다.

아마도 구들장을 놓은지 50년 정도일 것으로 짐작합니다.


구들장은 놓은 방식은 튼고래라고 부르는 것으로 고래둑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중간 중간 굄돌을 놓고 바로 구들을 위에 배치한 방식입니다.

튼고래라 구들장 아래에 비어 있는 공간이 많습니다.

불을 때면 열기가 사방으로 빨리 전달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방의 3분의 1은 부채꼴 형태의 고래둑 방식입니다.

아궁이가 부채 손잡이 부분입니다.

특이하게도 고래둑이 2층 구조라 밑에 고래둑을 만들고 구들장을 놓고  그 위에 또 한번 고래둑을 만들고 구들장을 다시 놓았습니다.이렇게 한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이 구들은 100년 전 쯤 만들어진 것으로 아는데 당시 기술자의 방바닥 미장 기술에 감탄합니다 .구들 위에 1cm 정도로 얇게 미장을 하였는데 전체적으로 수평이 잘 맞습니다 .

각기 두께가 모두 다른 구들을 어떻게 이렇게 수평이 잘 맞게 배열한 것인지 놀랍습니다.

100년만에 해체하다 보니 재가 구들 아래에 모두 꽉꽉 차있을 정도입니다.


위 사진 아래에 보이는 것이 모두 재가 쌓인 것입니다.



기존의 튼고래 구들 아래 재를 모두 긁어 내엇습니다.

원래 방의 나머지 3분의2까지 해체하여 구들을 다시 배치할 생각이었는데 재만 꺼내니 상태가 완벽해 그대로 둡니다.

덕분에 공사기간이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예전의 자연석 구들은 아주 무겁습니다.

20~90kg 정도는 될 것 같으니 혼자 하려면 많이 힘듭니다.

무거운 것을 들고 가다 허리를 다칠 위험이 있으니 누군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혼자 해체하여 마당으로 들어내고 다시 방으로 들여 놓은 과정에서 다치지 않아 운이 좋았습니다.



고래둑을 제거한 후 흙을 깔고 해머로 두드려 땅을 다졌습니다.

땅을 잘 다지지 않으면 굄돌이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으니 힘 들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바닥을 다집니다.

긴 굄돌을 놓을 때도 바로 놓지 말고 4분의 1쯤 땅에 박히도록 하여 좌우로 흔들지 않게 합니다.



이처럼 땅을 다지면서 굄돌을 놓고 구들을 배치합니다.



한옥의 경우 이처럼 기둥이 방바닥 아래에 있습니다.

기둥으로 열기가 닿지 못하도록 기둥 앞에 이렇게 돌을 놓고 황토로 감쌉니다.

돌을 기둥에 밀착시키지 않고 약간 간격을 두어 돌이 달궈져도 기둥에 직접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합니다.

기존의 구들을 해체하니 이렇게 돌과 기둥 사이에  간격을 주고 있었죠.



이렇게 어렵사리 방바닥 3분의 1만 구들을 새로 배열하였습니다.

구들을 놓고 사이 사이에는 작은 돌조각으로 막습니다.

돌조각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이렇게 먼저 황토를 바릅니다.

이 황토가 굳으면 아래처럼 다시 미장을 합니다.



사용한 황토는 땅에서 캐 낸 생황토입니다.

대형 덤프 트럭으로 1차 10만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마침 이웃동네에서 산을 깎아 운동장 공사를 하던 새흙입니다.



새롭게 아궁이도 만들었습니다.

이전의 글처럼 아궁이는 북쪽이고 굴뚝은 남쪽입니다.

아궁이를 만든 재료는 보도블럭입니다.

돌보다 보도블럭이 훨씬 열에 강해 10년 정도 수명을 기대합니다.


가을 농사로 바쁘다 보니 실측을 못했습니다.

아궁이는 성인이 기어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만들었습니다.

아궁이 입구가 방에 닿는 부분보다 3배 정도 큽니다.

높이는 50cm 정도될 것 같네요.


아궁이가 삼각형 형태이다 보니 물리에서 <베르누이 정리>가 적용되어

외부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음이 없이 불이 항상 잘 들어가는 현상을 보입니다.

베르누이 정리에서 유체가 넓은 곳을 흐르다 좁을 곳을 만나면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인데


아궁이 입구 넓음 -->불이 들어가는 입구가 좁음--> 튼고래 방식이라 아랫목 불돌 아래는 갑자기 넓음 --> 

입구가 넓으니 산소공급이 원활하고 베르누이 정리로  아랫목으로 불이 빠르게 들어가면서 연소 효율도 높아짐.


그래서 두개의 아궁이에 동시에 불을 때면 새로 공사한 이 방이 연기가 적고

방도 더 골고루 따뜻해집니다. 친구네 장작 보일러 방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그 정도로 따뜻합니다.

장작보일러에 대한 미련이 없어집니다 하하 


장작도 방 크기에 비해 많이 안 듭니다.

아궁이가 크다 보니 통장작을 그대로 넣습니다.



비교 대상인 이미 소개한 공사에서  이전에 만든 다른 방의 아궁이인데 장작을 깊이 넣지 않으면 불이 아궁이 밖으로 조금 나옵니다. 임시로 만든 이 아궁이도 해체하여 베르누이 정리가 적용되는 아궁이로 다시 만들 계획입니다.


생황토를 약 100리터 정도 통에 넣어 볏짚을 섞어 장화를 신고 반죽합니다.

이것도 힘든 일인데 누군가 이 일만 도와줘도 공사기간을 2일 정도 단축했을 것으로 생각하지요.

혼자 하다 보니 전체 공사기간 1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아직도 미완성입니다.

방바닥과 벽 틈새로 연기가 많이 나옵니다.

방바닥은 미장 후 불을 때면 계속 갈라지면서 연기가 나오는데 망치로 두들겨 갈라짐을 메꿉니다.

흙이 다 마르면서 더 이상 크게 갈라지지  않고 작은 금만 가면 흙을 반죽하지 않고 곱게 체로 쳐서

위에 뿌리는 방식으로 틈새를 메꿀려고 합니다.원래 이런 방법으로 연기를 막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연기가 난다면 다른 방법을 써 볼 생각입니다.


시멘트로 미장하면 갈라지지 않고 연기도 안 나오는데 건강을 생각해 이번에는 시멘트를 한 줌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출처 : 달러와 금 관련 경제소식들
글쓴이 : 지와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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