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식량용으로 논600평에 찰벼를 심었다.
난 죽어도 논에 농약을 안 뿌리기로 다짐을 했다.
논에 농약을 안 뿌리고 방치하겠다 이 말이다.
벼가 알아서 크도록 물꼬만 조정하고 내버려두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벼농사
이 농사를 남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벼농사 방식이 다양하다
보통은 관행농법이다.
관행농법은 논에 물 대고 트랙타로 써래질(로타리)을 하고 밑거름(복합비료)을 뿌린다.
화학비료를 3회 뿌리는데 트랙타 로타리칠 때(보통은 복합비료), 웃거름(요소) ,이삭거름( 복합비료.이삭이 팬 후)이다.
동시에 우렁이 농법의 경우 써레질 후 우렁이 새끼를 넣는다.
어미 우렁이를 넣으면 안 된다.
이어 논스타(제초제.밧사그란)물약을 적정량 물을 가득 채운 논에 붓는다.
이렇게 논스타가 쫙 퍼진 논에는 이미 난 풀은 물론이고 싹이 나오려고 준비한 풀씨까지 완전히 박멸한다.
논스타는 비선택성의 완벽한 제초제로 모든 풀씨를 박멸한다 .
와 이런 신통방통한 제초제가 있다니 .
80년대까지는 이런 효과 만땅의 모 심기 전 제초제는 출현하지 않았다
내 기억 정확하다 그 때 이미 성년이었고 아부지랑 논에 농약을 함께 뿌릴 때이니 그렇다.
이렇게 이앙 전 제초제 살포 농법이 등장하면서 논바닥에서 논매는 수고를 단번에 없애 주었다.
이 얼마나 고마운 제초제인가 !!!!
농민들에게 노벨농약상이 있다면 다른 많은 제초제가 있지만 논스타에게 당연 노벨상을 수여해야 한다 !!!
논바닥에서 엎드려 풀을 제거한다는 것은 최악의 고역인데
이 고역을 논스타가 한방에 날렸으니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
논스타 얘기가 너무 길었다.
이렇게 논스타 뿌리고 3~4일 정도 물을 깊이 담근 논의 물을 빼고 이앙기로 모를 심는다.
모를 심기 직전에 반드시 구아나 삽 ,갈쿠(퀴)로 논바닥의 높고 낮은 곳이 없도록 수평을 맞춰야 한다.
왜 수평을 맞춰야 하는지는 다시 아래에서 설명한다.
논에 물이 가득 찬 상태에서는 경운기 마력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앙기가 갈팡질빵 모를 잘 심지 못할 수도 있고
제초제 물에 모를 심으면 모가 다 녹아 없어져 모 심으나 마나일 것이니 물을 반드시 빼고 흙바닥에 모를 심어야 한다.
모를 심고 다시 논에 물을 가득 채운다.
제초제는 살충제가 아니므로 우렁이에게 영향이 없다.
만약 위에서 우렁이를 넣은 논이라면 물을 가득 채우지 않으면 우렁이가 어린 모를 갉아 먹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논바닥이 드러나면 풀이 나더라도 우렁이가 먹지 못할 수가 있어 바닥이 높은 곳은 피나 잡초가 많이 나서 자랄 수 있다.
이렇게 물을 채운 후 2주 정도 지나면 모가 활착을 잘 한다
이때 요소비료를 웃거름으로 살짝 주어야 활착한 모가 부쩍부쩍 날마다 자라서 논바닥 고랑이 잘 안 보이게 된다.
이때 벼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벌써 농사 다 지은 것인 양 흐뭇하다 .
엊그제까지 아무 것도 없던 논바닥이 녹색으로 단장할 때 농부의 첫번째 뿌듯함이 샘솟는 듯 할 정도이다.
그간 얼마나 바빴던가 .
모판에서 모 키우랴 ,밭에서 보리 베랴 , 마늘 양파 캐랴, 참깨 심으랴 얼마나 바빳던가 !!!
비로소 이제 때 이르게 작열하는 듯 한 6월의 태양아래 마을 어귀 정자에서 쉬면서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기가 된다.
이제 논에 물 대고 물 빼고 희사(흑명나방)을 방제할 살충제를 뿌릴 시기가 오고
무섭게 자라는 논둑에 근사미 제초제를 뿌려 논둑을 깨끗하게 하여 팥이나 논둑콩을 심거나
예초기 메고 부지런히 논둑풀을 베어주는 것으로 조금은 한가한 여름이 온다.
7월이 되면 논에 제초제로 제거가 안된 피가 한둘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피를 제거할 전용 제초제를 뿌리면 된다.
논스타 사용하고 논바닥 수평 고르기가 잘 된 논으로 우렁이가 투입된 논은 피가 나서 자라는 경우가 드물다.
이 피 씨앗은 물을 타고 올 것이라고 본다.
수로에 많은 피가 있는데 이 피 씨앗이 수로를 돌아다니다 내 논에 들어 올 것으로 본다.
피 뿌만 아니라 다른 논잡초가 나서 자라기 시작한다면 각종 잡초에 특화된 제초제를 뿌려주면 된다.
이런 전용제초제는 선택성 제초제이기 때문에 목표로 한 잡초만 제거할 뿐 벼에는 이상이 없다.
아 이 얼마나 편리한 농사인가 !!!
8월 10일 경이면 이삭이 패기 시작하면서 태풍만 안 오면 풍년을 예약하게 된다.
이 시기가 되면 무성해진 논바닥에는 멸구가 등장하여 초기에 살충제로 박멸해야 한다.
방치하면 나중에 급속히 번식하여 나락을 주저앉힐 정도로 먹어 치우기도 한다.
벼멸구의 특성이 한곳에 집중적으로 모여 벼 잎을 갉아 먹는 특성이 있어 마치 둥근 방석을 깔아 둔 것처럼 여기 저기 군데 군데 먹어치우기 때문에 예방이 필수이다 .멸구도 특히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해 벼 잎이 부드럽고 무성한 곳을 좋아한다.그래서 화학비료가 다수확을 위해 필수이지만 동시에 이런 취약점이 있다.
9월이 되면 벼가 고개를 숙이기 시작하고 수확이 멀지 않게 된다.
이 시기가 되면 이제 농약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게 되고 수확할 날을 기다리면 된다.
이상이 관행농법에 의한 벼농사이다.
요약하면 관행농법은 기계화에 복합비료 ,각종 제초제 ,살충제, 살균제 덕에 벼농사 짓기 참 편하다 .
이것은 이미 교과서적인 지식이라 농사짓는 사람 누구나 숙지하고 있고 다 박사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관행농법은 많은 농약을 살포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해 다수확을 하지만 밥맛은 별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태평농법이나 직파법이 있다.
먼저 직파법을 보면 위 관행농법과 동일하지만 볍씨만 직접 논바닥에 뿌리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실패할 것이란 예측이다.
그것은 볍씨 직파 방식은 직파 후 일정기간 동안 물을 안 대고 맨 논바닥으로 남겨 두는 바 논바닥이 건조한 동안 풀이 많이 나 올 것 같다.
또한 직파 초기에 우렁이를 넣을 수 없다는 점이다.
만약 직파논 초기에 우렁이가 들아가면 싹이 튼 벼가 너무 부드러워 우렁이가 잡초가 아닌 벼를 갉아 먹을 것이다.
그래서 직파논 근처에 우렁이가 얼씬거리면 안된다.
이런 점 때문에 직파논에 잡초가 많이 나올 것은 예상되고 이 때문에 직파법은 실패할 것이라고 농민들은 얘기한다.
그래서인지 직파법은 이앙기 농사법보다 훨씬 경제적이지만 보급이 더디다.
동네에 직파 벼농사하는 농가가 없다 .이웃동네에도 없다.
다른 변형된 직파법도 있다.
이 방법은 겨울에 논바닥에 호밀을 갈아 다 자라면 베어서 깐다.
호밀은 사람 키보다 더 크게 자라므로 많은 양의 밀짚을 생산한다.
벼 모종을 키워야 하는데 예전 손으로 모를 심던 방식처럼 논바닥에 못자리를 한다.
못자리에서 키운 모를 손으로 뽑아 호밀대가 깔아진 건조한 논에 호미로 모를 하나씩 심는다.
호밀짚이 있으니 풀이 안 날 것이다.
호밀은 뿌리가 가장 깊이 내려가는 작물로 알려져 호밀대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영양분이 많은 거름이 될 것이 확실하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도 않고 제초제를 사용할 필요도 없는 것이 바로 이 호밀 후작으로 심는 변형된 직파법이다.
그렇지만 이 방식은 호미를 대용할 벼 심는 기계가 나오지 않는 한 사람 손으로 호미로 심어야 하니 일가족이 식량으로 할 정도의 면적만 제배가능할 정도로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농법이라 경제적이라고 볼 수 없다.
600평 찰벼 아무런 농약도 하지 않은 논
웃거름 채소전용 복합비료 40kg 를 제외한 아무런 비료도 하지 않음
작년 1년 휴경
다음으로 내가 올해 시도한 태평농법이다.
나는 보통 모두 다 하는 밑거름을 안 뿌리고 트랙타 써레질을 하였다.
써레질을 한 후 제초제 논스타를 안 뿌렸다.
우렁이를 써레질을 한 후 투입해야 하지만 넣지 않았다.
이미 수로에는 월동한 우렁이가 많아 논에 물을 대면 우렁이들이 물을 따라 논으로 들어오니 자동으로 논바닥에 우렁이가 생긴다.
써레질 후 논에 가보니 가래풀이 여기 저기 둥둥 떠 다녔다.
눈에 보이는 것을 90% 이상 제거하여 논둑에 꺼냈다.
3일 후 이앙기로 모를 심었다.
그런데 모를 심기 전날 물을 빼고 보니 논바닥이 수평이 맞지 않았다.
대강 수평만 맞추고 모를 심은 것이 화근이었다.
모를 심고 물을 다시 대려고 보니 수퉁( 물 들어 오는 곳)과 물꼬(물 나가는 곳)이 표고차가 확연히 보였다.
이 논을 장기 임대를 주었다가 임대기간이 끝나 반환을 받아 내가 처음 벼를 심는 곳이라 이런 사실을 잘 몰랐다.
원인은 수퉁 쪽은 수로에서 물이 넘쳐 흘러 큰물이 지면 토사가 밀려와 유입되어 논바닥이 높아지고
물꼬 쪽은 몆십년 동안 배수할 때마다 토사가 밀려 나가 논바닥이 낮아져 있었다.
모를 심고 물을 대보니 물꼬쪽은 모가 물속에 빠질 정도이고 수퉁쪽은 바닥에 물이 안 고일 정도로 논바닥이 드러날 것처럼 되었다.
우렁이가 논매기를 하려면 논바닥이 드러난 곳이 없이 물이 차 있어야 한다.
이렇게 논바닥이 표고차가 있으면 중간에 갈개둑(하나의 논을 임시로 두개로 나누는 둑)을 만들어 표고차를 수정해 주어야 한다.
고구마 심느라고 너무 바빠 갈개둑을 못 만들고 있던 사이 높은 곳에서 풀이 나는데 우렁이가 가지 못해 풀밭이 되었다.
낮은 곳은 물이 차 있어 우렁이가 열심히 풀을 뜯어 먹어 풀이 별로 없다.
태평농법은 농약이고 제초제이고 뭐고 안 하고 방치하는 것인데 정말 제초제됴 안 하고 방치한 결과 풀이 가득찬 웃긴 논이 되었다.
밭둑에서 자라는 피가 너무 많다.
바닥이 높아 물이 없어 우렁이가 처리하지 못한 잡초이다.
종자를 남기면 내년에 피밭이 되니 이렇게 피 모가지를 잘라 논밖으로 버려야 한다.
살충제농약을 안 뿌리니 청개구리가 살아 있다
밭둑피 이삭
이것 하나만 종자가 떨어져도 주변이 피밭이 된다.
논고랑에 잡초가 가득하다.
이런 잡초는 광합성을 방해하고 벼 이삭으로 갈 양분을 중간에서 가로챈다.
가래풀이 논바닥을 점령하고 있다.
알아도 바빠서 제거하지 못한 것이다.
손으로 논매는 시대는 아니고 제초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제초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왜 그렇게 불임이나 난임이 많은 것인지 ?
왜 태어나는 신생아들은 외모나 정신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나 어릴 때 불임이나 난임은 아주 드물었고
신생아 장애아 비율도 극히 미미했던 시절은 농약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농약과 불임 신생아 장애의 연관관계는 밝혀진 것은 아니다,
식량에서 유래한 것이 전부는 아니고 각종 대기 오염과 수질 오염 등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된 것이 원인이겠지만
원인 물질을 줄일 수 있다면 어느 분야에서든 줄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농업은 친환경으로 가야 한다.
물꼬쪽은 풀이 별로 없다.이곳은 물을 깊게 대어 우렁이가 잘 활동한 덕분이다.
논바닥에 얼마나 많은 풀들이 자란 것인지 확인
다른 농가의 어느 논
꿔다 논 보리자루처럼 논 앞쪽이 벼가 아닌 논피가 점령하고 있다.
원인은 논바닥이 수평이 맞지 않아 높은 곳이 되었고 논피가 집단적으로 자라고 있다.
이 논도 친환경재배논이 아니니 분명 로타리칠 때 논스타를 뿌렸을 것이라 다른 곳은 피가 없다.
이곳만 피가 자란 것은 중기 제초제(모내기 후 벼가 활착이 되면 제초제를 한번 더 뿌림)가 효과를 못 본 것이라 본다.
이처럼 수평이 맞지 않아 피가 집단적으로 자라는 논이 주변에 상당수 더 있다.
관행 벼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써레질 후 논바닥 수평맞추기이다.
그런데 많은 농가가 몆만평 이상의 대규모 경작이 되다 보니 논마다 다 수평을 정확히 맞추는 것은 어렵다.
그 바쁜 모내기철에 삽이나 구아를 들고 논바닥에 들어가 걸어다니면서 수평을 맞추는 것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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