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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보마누라, 무우밭에서 무우 쑥쑥 뽑듯이

마늘밭고랑 2009. 1. 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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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스에서 이사함.
  

                                                                           가을 무우
     흥보마누라, 무우밭에서 무우 쑥쑥 뽑듯이
 
*미국산 30개월이상과 광우병 위험부위의 수입을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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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첫서리 내리기 전의 밭의  단무지용 가늘고 길쭉한 무우는 땅위로 긴목을  내밀 듯 길게 자란다.

파랗고 긴 무우잎과 그 아래 파란색의  생으로 그냥 먹어도 맵지 않는 무우청부분이 있다.

무우청 아래  흰색의 무우뿌리 부분이 땅에 얕게 묻혀 있다.
 
그래서 한손으로 우우잎을 잡고 약간 비스듬히 당기면 팔둑보다 더 굵고 긴 무우가 쑥쑥 뽑혀 나온다.

아마도 이를 눈여겨 본 그 명창은 흥보마누라가 - 무우밭에서 무우를 쑥쑥 뽑듯이 - 쉽게 애를 줄줄이 낳는 것으로 판소리 한 대목의 창을  구성하였나 보다.
 
요즘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촛불문화제를 통하여 국민의 힘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먹거리 문제는 건강에 직결된 것이고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미국쇠고기 문제중 초기에 쟁점 중에 하나는 30개월의 소의 나이가 문제였던 것 같다.
방송에서 미국농민이 30개월을 넘어서 소를 키우면 손해인데 뭣하러 30개월을 넘어서 소를 키우겠는가

하는 말을 누가 했었는가 보다.
 
정말로 30개월을 넘어서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예외없이 손해일까?
미국소와 미국사람들의 식성을 알지 못하므로 이를 섣불리 말할 수는 없겠다.
 
다만 농촌이 고향이고 집에서 소와 관련된 문제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지켜본 바로는 

한우 송아지 생산용 암소는 30개월을 넘어서 키우면 적어도 80개월정도까지는 더 이익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80년대까지 한우 암소는 농가에서 한두마리를 키우는 경우 길들이기(쟁기질과 우마차 끌기연습)와곡물사료가 아닌
들풀과  짚사료, 도정 후 나오는  보리겨, 쌀겨 등 곡물의 부산물  위주로 하여 키우는 경우 발육이 늦어 17개월 정도에  첫임신을 하였다.
 
공장에서 나오는 배합사료를 사서 먹이는 것은 송아지가 젖을 먹는 동안에  어미소에게만 3개월 정도 먹이는 것으로 우리집에서는 사치였다.
호당 1~2마리의 소규모 사육이고 배합사료를 평소에 먹이지 않아서 인지 동네에 구제역 같은 소의 질병도 없었다. 임신기간이 10개월정도이므로 한마리를 낳으면 우리집 한우는 27개월이 되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늦게 임신을 시키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사람도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출산을 위한 최적임신시기가 있듯이 한우도 그렇다.

너무 이른 시기의 첫임신을 한 암소가 낳은 첫송아지는 두번째 이후의 송아지에 비하여 못난이가 나온다.

작고 못생긴(소의 풍채를 결정하는 한 곳인 목부위가 부실한) 송아지이다.

못난이 송아지는 당연히 제 값을 받지 못한다.

쟁기질 같은 일꾼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하려면 몸집이 조금이라도 더 커야 하기에

너무 이른 시기의 첫 임신은 피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사람이 그렇듯 암소도 건강한 생산과 길들이기를 위하여 첫임신시기를 한달이라도 늦추고 보았다.

암소는 첫출산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면 이후부터는 송아지를 척척 잘 낳았다.

그래서 쉽게 표현하면  무우밭에서 쑥쑥 무우가 쉽게 뽑히듯이 매년 한마리씩 송아지를 잘도 낳았다.
 
풀사료와 쌀겨 등 곡물의 부산물 위주의 사료를 먹인 우리집 한우 암소는
 첫생산 이후 매년 한마리씩 송아지를 선물하니 계속 키우는 것이 이익이었다.
 
송아지부터 키우면 2년이 넘게 걸리고 첫 출산은 못난이 송아지가 나와 제 값을 받기 어려운데

초산의 경험이 있는 암소를  팔고 다시 암송아지를 키우는 어리석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암소는 적어도 30개월이상 키우면 손해라는 말은 한우로 우리집에서 키우던 최대 3마리까지는 맞지 않는 말이었다.
그래서 우리집은 송아지 때부터 키우던 것이든 출산 경험이 있는 암소를 우시장에서 사왔든 대략 8살까지는 키웠던 것 같다.
 
첫 출산이후 나이가 들수록 더 탐스런 송아지를 낳아서 보물이었다. 송아지 한마리 값이 논 닷마지기(1000평.마지기당 벼3섬.한섬은 벼120키로그램 기준 *지금은 기준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농사에서 나오는 결과보다 더 좋은 것이었다.
사육조건이 비슷한 동네의 다른 집들도 암소를 나이 들도록 키우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나이들수록 쟁기질 잘하고 (우마차 잘 끌며) 송아지 탐스렇게 잘 낳아 손해날 것이 없었다.

(우리집은 김영삼대통령이 농기계 반값을 지원하기 전까지 경운기가 없었다.)
 
큰댁의 암소는 동네에서 제일 크고 우마차에 가장 많은 짐을 싣고 다닐 수 있었다.
(역시 경운기가 없었고 경운기보다 우마차가 더 짐을 많이 실었다.)
 
그 암소가 아마도 추정 나이 14세까지는 매년 송아지를 실패없이 한마리씩 낳았고 동네 최고령으로

15세 무렵에 송아지를 낳다가 고령출산으로 인한 것인지 난산을 하다가 낳지 못하고 죽었다.

죽었으니 살아 있을 때 보다 값을 받지 못해 손해를 본 것이었다.

그러나 15세 무렵 고령에 난산으로 어미소가 죽은 경우는 우리동네의 총가구수 50여호에서

거의 집집마다 평균 한마리의 소를 키우는데  듣거나 본 이 한가지 사례가 유일했다.

무시해도 좋은 것이다.
 
암소의 나이와 상관없이 송아지가 출산과정에서 죽는 경우도 있었으나
주인의 잘못이거나 잘못된 자세로 나오기 시작하는 불가항력의  송아지로 달리 피할 방법이 없는 경우였다. 이런 사례 역시 무시해도 좋을 만큼 희귀한 것이었다.
 
결론은 이렇다.
한우 암소의 경우 적어도 80년대에는 30개월 이상 키우는 것이 농가에게는 이익이었다.

흥보 마누라 ,무우밭에서 무우가 쑥쑥 뽑히듯이 아이를 잘 낳았다고 하는데
농가에 보물인 우리집과 동네의 한우 암소들도 그렇게 송아지를 잘 낳았다.
 
*지금은 한우 사육조건이 80년대 중반까지와  달라 지금의 상황에 대하여는 할 말이 없다.
  

  

사진은 가울무우로서 예전에 <왜무시=왜무우=일본무우>라고도 불렀다.

왜무시가 있다면 당연히 <조선무시=조선무우>도 있다.

조선무시는 싱건지용의 짧고 타원형에 가까운 무우이다.

조선무시는 약간 단맛이 나고 색상이 검붉은 색이 상당히 있었다.

아마도 재래종의 무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둥근 공처럼 생긴 것은 <강화도 순무>라고 한다.

 

사람이 임신이 되지 않으면 <불임>이라고 한다.

소나 염소 돼지 같은 가축이 임신이 되지 않으면 전남에서는 <더리됐다>고 한다.

이외의 지역에서 <더리>라는 말을 쓰는지 궁금하다.

더리가 되지 않으려면 영양공급을 줄여야 한다.

좀 비루빠진 것처럼 보이는 날씬한 암소가 임신이 잘 된다.

 

뿐만 아니라 인공수정을 연달아 계속하여 임신을 시키면 더리가 된다고 하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인지 소를 많이 키우는 사람을 황소를 한마리씩 키우는 경우도 있다.

우리집도 인공수정을 한번 하면 다음 번에는 황소에게 데려가 임신을 시켰다.

 

알고 있는 사례로 발정기에 인공수정을 2번을 계속해도 임신이 되지 않아 황소에게 데려가 임신을 시킨 것이  2회 있었다.

군대에 가 있는 동안이나 대학다니는 동안 그리고 고향을 떠난 10여년간에도 

그런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을 해보진 않았다.

 

인공수정에 거듭 실패한 원인은 정액의 품질 문제이거나 인공수정사의 시술 능력 부족일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원인은 무엇일까.